세계적 규모 ‘초고압 직류 시험인프라’ 창원에 생겼다
전기연구원, ‘창원 HVDC 시험인프라’ 준공…200억 원 규모
국내서도 ‘초고압 직류송전 국제공인 시험인증’ 길 열려
장비 시운전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시험인증 업무 시작
전력기기의 빠른 성능검증·기술지원…국내 업체 수출 경쟁력↑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인 ‘초고압 직류송전(HVDC)’ 분야 전력기기의 성능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세계적 규모의 시험인프라가 경남 창원에 생겼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초고압 직류송전(HVDC) 국제공인 시험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전력기기에 대한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경남도·창원시와 함께 26일 KERI 창원 본원에서 ‘국내 최초 초고압 직류송전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반 구축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이 사업은 2020년 6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본격 추진됐다. 산업부와 경남도, 창원시, KERI가 총사업비 198억 5000만 원(국비 96억 6000만 원, 도비 17억 5000만 원, 창원시 28억 원, KERI 56억 4000만 원)을 투입해 최근 사업을 마무리했다. 인프라 규모는 부지면적 1만 8622㎡ 및 건축면적 1540㎡다.
차세대 전력 송전 기술로 손꼽히는 ‘초고압 직류송전(HVDC)’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대용량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먼 거리까지 전송하는 기술이다. 전력 공급 과정에서 손실이 적어 장거리 대용량 송전 효율이 뛰어나고 안정성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교류송전에 수반되는 대규모 송전탑 건립, 전자파 방출에 대한 유해성, 지중화 한계 거리 등의 난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압 HVDC 전력기기 시험인증 기반을 갖춘 곳은 국내에서 경남이 유일하다.
HVDC 시험동 내부에 시험장비 반입까지 모두 마친 KERI는 장비 시운전 및 내부 사용절차 등을 마무리한 후 올해 하반기에 시험인증 업무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시험인증 기관이 문을 열게 됨으로써 효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전기분야 기업들의 해외 기관 이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시간적 불편이 해소되고, 핵심 설계기술 해외 유출 우려 등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간접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전력기기 관련 기업은 300여곳 정도다.
최근 정부가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에 대용량으로 보내기 위해 초고압 HVDC 방식을 채택해 국가 핵심 전력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경남도 등은 이번에 준공된 시험인증 인프라가 국가 에너지 정책 실현의 밑거름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남균 KERI 원장을 비롯해 김병규 경남도 경제부지사, 홍남표 창원특례시장,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최형두 국회의원 등 사업을 이끌어가는 산업부, 지자체·유관기관, 기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남균 원장은 "이번 HVDC 시험인프라 준공은 전기연구원의 시험인증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이며, 국내 전력기기 분야에 미치는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창원지역에 초고압 HVDC 관련 산업 생태계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