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청 신청사 예정지, 진통 끝 '덕천생활체육공원' 낙점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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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명동 주민 반발 '여전'
예산 추가 확보도 난관
풀어야 할 숙제 산더미

부산북구청 건물 전경 부산북구청 건물 전경

부산 북구의 숙원사업인 신청사 이전 부지로 덕천생활체육공원이 최종 낙점됐다. 그러나 예산 문제부터 주민 설득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쌓여있어 북구의 ‘새집 마련’까지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부산 북구청은 신청사 예정지로 덕천생활체육공원 일원을 최종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부지는 덕천동 산 45-16번지 일원으로 토지 3만 5930㎡, 최대 건립규모 4만 6775㎡가 가능한 공간이다. 구청은 예산 1284억 원을 투입해 3만 7382㎡ 규모로 신청사를 건립할 계획이다. 향후 환경영향평가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심사,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26년 착공을 시작해 2029년 개청을 목표로 한다.

북구청의 ‘새집 찾기’는 신청사건립추진위의 평가를 토대로 결정됐다. 최종 후보지였던 △현 청사 부지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 부지 △덕천생활체육공원 일원 3곳 중, 덕천생활체육공원 일원이 83.91점으로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부지(81.36)보다 2.55점 앞서 1순위로 선정됐다. 현 청사 부지는 52.51점을 받았다.

추진위는 총 20명으로 당연직 8명, 전문가 8명, 구의원 4명으로 구성됐으며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각 50%로 위원회에서 부지를 평가했다. 정량평가 평가항목은 △접근성 △교통편리성 △지역환경성 △공간확보성 △이전경제성 등이며, 정성평가는 △여론수렴 △지역발전성 △균형개발성 △사업추진용이성 △미래확장성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부지가 정량평가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덕천생활체육공원이 지역 발전과 균형개발, 미래 확장성 등 정성평가에서 우세한 평가를 받았다”며 “건립 절차에서 덕천생활체육공원 일원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2순위인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 부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청이 신청사 부지를 최종 선정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북구의 청사 이전 논의는 2001년부터 불거졌다. 1977년 준공된 현재 북구청사는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했다. 1995년 사상구와 북구가 분리되기 전 지어진 건물이라 북구의 남서쪽에 치우쳐 접근성이 떨어져 그만큼 주민 불편도 컸다. 역대 구청장이 매번 신청사 건축을 시도했지만 정치·경제적 문제로 번번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가장 큰 난관은 예산 문제이다. 현재까지 모인 신청사 이전 기금 적립액은 407억 원 가량으로 건립 예산 추정액보다 약 880억 원 정도나 부족하다. 북구는 부산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재정자립도가 낮아 구 자체 예산으로 청사 건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주민 설득도 관건이다. 화명동 일부 주민들은 구청의 결정에 반대하며 화명동 공공청사 부지로 신청사 이전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부지에 134억 2500만 원이 투입돼 예산 낭비일뿐더러 선정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후보지별 예상 사업비, 평가 항목별 세부 평가 기준 등에 대해 투명한 절차 공개를 요구하며 부산시에 집단 민원을 넣을 계획이다.

구청은 2순위에 오른 화명동 공공청사 부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활용방안 지원 조례 등을 제정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신청사 건립 예산에 대해서는 기금을 비롯해 지방채 발행, 시비 지원 등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것이 구청의 설명이다.

오태원 구청장은 “북구 미래 100년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라며 “구민 모두의 화합과 상생을 기반으로 한 미래 발전을 위해 신청사 건립 사업에 집중하고 미선정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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