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중교통 통합할인 예산 ‘싹둑’…시의회, 422억 중 122억 삭감
“조례·예산 동시 심의 부적절”
시 “의회 설득, 추가 편성 노력”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하는 ‘대중교통 통합할인제’ 관련 예산이 부산시의회에서 대폭 삭감됐다. 시의회는 한 회기에 관련 조례와 예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시의 절차상 하자를 문제삼았다.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25일 제313회 임시회 제2차 상임위원회에서 시의 제1차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사해, 대중교통 통합할인제에 편성된 예산 422억 원 중 122억 원을 삭감했다. 대중교통 통합할인제는 대중교통 사용 금액이 월 4만 5000원을 초과할 경우 9만 원까지는 초과금액 전액을 지역화폐인 동백전으로 돌려주는 제도로 최근 시민의 경제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마련된 핵심 사업이다. 올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다.
시의회는 조례와 예산 심의를 동시에 실시하게 된 절차상 문제를 예산 삭감의 이유로 들었다. 통상 시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는 법적 근거인 조례에 대한 시의회 심사를 거친 후 이후 회기에 예산 신청을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가 신속한 경기 부양을 위해 1차 추경 편성 시기를 앞당기면서 새로 시작하는 사업 조례와 예산 심의가 동시에 이뤄지게 된 것이다.
건교위는 신 사업에 4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을 한 번에 편성한 점도 문제 삼았다. 자칫 사업 효과가 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건교위는 성과를 보고 차기 추경에 예산 추가 반영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박대근(북1) 건교위원장은 “처음 도입하는 사업의 조례와 예산 심의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에 대다수 위원이 성급한 거 아니냐며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처리하자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시는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시민에게 최대한 헤택을 주기 위해 예산 규모를 키웠다고 해명했다. 또 다음 달 2일 본회의까지 상임위와 예결위를 최대한 설득해 추가로 예산을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임수 시 교통국장은 “부득이하게 추경 편성이 앞당겨지면서 조례와 예산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