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생물학자 “후쿠시마 오염수 유전자 변형 유발”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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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올 6월께 방류 예고
해외 전문가들, 잇단 위험 경고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티머시 무쏘 교수. 그린피스 제공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티머시 무쏘 교수. 그린피스 제공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올 봄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부산 전역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찾은 해외 전문가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의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30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오는 6월부터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 시기에 대해 “봄부터 여름 무렵이라고 밝힌 스케줄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굽히지 않자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참여한 전문가(부산일보 4월 21일 자 8면 보도)뿐 아니라 해외 생물학자도 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교수인 티머시 무쏘 교수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에 이어 다음 날 부산진구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를 찾아 삼중수소가 인간의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중수소는 원전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로 오염수를 정화해도 삼중수소는 걸러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쏘 교수는 “1950년대부터 2022년까지 발표된 삼중수소 관련 논문 70만 건을 살펴본 결과, 생물 유전자에 손상을 미치는 정도가 삼중수소가 세슘의 2~6배 수준인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면서 “삼중수소에 피폭된 실험쥐에서는 정자와 난자, 생식기 손상이 관찰됐고 유전자 고리가 단절되면서 유전인자 변이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지역의 떠돌이 개 등을 관찰한 결과 다른 지역 개들과는 전혀 다른 유전정보가 확인됐다”며 “심각한 문제는 삼중수소 피폭의 영향이 먹이사슬 상위 단계로 갈수록 커지고 특히 여러 세대를 거쳐 축적되면서 종 유전자 변형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무쏘 교수는 미국 국립과학원의 방사선 영향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지난 20년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방사능 노출 생물의 DNA 영향을 연구한 과학자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안전 위협을 받는 부산에서도 오염수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부산 동래구의회는 지난달 2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강력 대응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들은 “오염수가 방류되면 부산 시민의 안전과 생명은 물론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 등 사람들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재난이자 미래세대에게서 바다를 빼앗는 핵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1일 기장군의회와 지난달 25일 부산시의회도 후쿠시마 오염수 규탄 결의문을 채택하고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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