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회, 포털 ‘서브링크’ 오류 알고도 방치 빈축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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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초기화면 국민의힘 의원만 열거
네이버 “의도 없는 단순 시스템 오류”
의회, 사실 인지하고도 수 개월째 조치 안해


포털 네이버의 창원시의회 검색 시 나타나는 서브링크 전(위)과 수정 후 모습. 독자제공 포털 네이버의 창원시의회 검색 시 나타나는 서브링크 전(위)과 수정 후 모습. 독자제공

우리나라 최대 규모 포털인 ‘네이버’에서 창원시의회를 검색하면 ‘서브링크’에 국민의힘 시의원들 이름만 나와 논란을 샀다. 시의회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수정할 방법을 몰랐다”며 수개월째 그대로 뒀던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

1일 창원시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까지 네이버의 창원시의회 서브링크에 ‘김미나·최정훈·성보빈·이해련’ 등 시의원들 이름이 표기됐다.

서브링크는 검색 봇이 (창원시의회)홈페이지 구조를 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서브링크에 오른 이름을 누르면 해당 의원 페이지로 바로 접속하게 된다.

통상 다른 지역 의회를 검색하면 △의원소개 △전화번호 안내 △조직 및 구성 △찾아오는 길 등이 나오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구글·다음·네이트 등 다른 포털의 서브링크에서도 의원 이름은 볼 수 없다.

공교롭게도 ‘김미나·최정훈·성보빈·이해련’ 시의원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어 정치적인 논란이 일었다. 창원시의회는 국힘은 27명 민주당 18명 의원으로 구성돼 정당 비율은 6대 4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시스템상 오류라고 해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 아니고, 시스템상 오류다.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며 “지난달 말 상황을 인지하고 곧바로 고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작 창원시의회에서 이 상황을 알면서 수개월째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내버려 둔 것이다.

창원시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께 이 문제를 알았지만, 네이버와 연락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조치하지 못했다”면서 “당시 김미나 의원이 시끄러울 때라 (김미나)검색량이 많아 그런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지난해 11월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막말을 뱉어 전국적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의회는 포털 서브링크를 연관검색어 정도로 인지하고 있었다고해명했다.

창원시의회 서브링크는 지난달 말께 의원안내, 의회소식, 시민마당 등 8개로 수정됐다. 그동안 이와 관련, 민주당을 포함해 시의회에 문제 제기는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네이버 서브링크를 수정하려면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

창원시민 박준호(38) 씨는 “어떻게 보면 의회 현관문을 4~5개월간 방치한 것”이라며 “공무원이나 의원들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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