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유엔공원 품어… 신냉전 화해 무드 조성에 ‘딱’ 좋은 도시 [부산엑스포 is good]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엑스포 is good] 평화

‘유엔군의 넋’ 서려 있는 장소
턴 투워드 부산·유엔위크 등 개최
‘평화 메시지’ 전 세계에 알려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지난달 6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지난달 6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은 한국에만 있는 평화적 상징으로 가득한 도시다. 6·25전쟁 당시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은 부산에서 잠시나마 평안을 누렸다. 부산은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군의 넋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기념공원과 유엔평화기념관이 대표적이다.

부산 시민은 매년 ‘부산유엔위크’ ‘부산평화포럼’ ‘턴 투워드 부산’ 등의 행사를 개최해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린다. 한마디로 부산은 부산만의 평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어느 도시보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 취지에 부합하는 도시다. 바로 이 지점이 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달 초 부산을 찾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유엔공원으로 안내한 것은 부산의 평화도시 이미지를 체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며 “우리가 전쟁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나 지금까지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첨예한 미·중 대립, 대만해협 긴장 등 현재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반목에 주목한다면 ‘신냉전 시대’가 펼쳐졌음을 인식할 수 있다. 과거 세계가 미국과 소련 진영으로 양분돼 대치했던 것처럼 오늘날에는 일부 강대국을 중심으로 세력이 재편되면서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로 치닫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70년 이상 분단된 국가 중 마지막 남은 옛 냉전 체제 지역이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한국은 가장 위험한 지역이면서도 70년 이상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월드엑스포가 부산에서 열린다면 전 세계 참가국에 평화의 중요성을 각인시킬 수 있다.

부산국제교류재단 주현후 세계시민협력교류팀장은 “부산에서 열리는 월드엑스포는 미·소 냉전의 한복판에서 냉전 체제 해소 역할을 한 88서울올림픽과 같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면서 “부산 월드엑스포를 통해 각국의 화해 무드를 이끌어 내는 것이야말로 부산이 세계 평화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촌에서 굶주림을 겪는 사람에게는 평화의 강조가 어쩌면 공허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산은 월드엑스포 유치로 이들이 세계 다른 지역의 사람과 다르지 않은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자 한다. 이런 부산의 취지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제171차 총회에 참석해 선언한 ‘부산 이니셔티브’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한국의 성장 경험을 회원국과 공유하며 보건 위기, 식량문제 등에서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제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처음 공적개발원조(ODA)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국가다. 세계 각국의 원조 물자가 처음 도착한 곳은 부산항이었다. 부산이 내세운 월드엑스포 개최 장소는 바로 국제개발 협력의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부산항이다.

부산시도 이미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ODA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월드엑스포 유치 여부를 떠나 이를 실행하겠다고 전 세계에 선포했다. 부산시는 그린뉴딜과 지역 개발, 공공 행정, 해양·수산, 영상·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원조 프로그램 마련에 성공하면 각국과 연대해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낸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