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창원시장 측근들 한자리씩 ‘보은인사’ 논란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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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위쪽)와 창원시가 ‘보은인사’ 논란으로 시끄럽다. 경남도·창원시 제공 경남도(위쪽)와 창원시가 ‘보은인사’ 논란으로 시끄럽다. 경남도·창원시 제공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홍남표 창원시장 측근들이 잇따라 관내 주요 자리를 차지하면서 ‘보은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조직을 개편해 범죄경력이 있는 인물을 앉힌 데다 일부는 전문성마저 의심받고 있어 공직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2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경남도민프로축구단(경남FC) 신임 단장에 선임된 진정원 전 창원시체육회 사무국장은 이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경남도가 대주주인 경남FC는 지난 1월 고강도 혁신안을 발표하며 사무국을 단장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 3월 조직구조 개편 내용을 담은 사내 규정 일부개정 규정(안)을 승인·의결하고 4월 17일 공개채용 공고 뒤 서류접수와 면접을 거쳐 29일 신임 단장이 선임됐다는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진 신임 단장의 임기는 2년이다. 그는 MBC경남 볼링 해설위원과 창원시체육회 사무국장을 지낸 바 있지만, 축구업계에 발 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앞서 박완수 도지사 당선 이후 경남도 대외협력특보로 임용됐다가 뒤늦게 범죄경력이 드러나면서 3일 만에 채용이 철회된 바 있다. 2019년 2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형을 선고받아 2024년까지 선거권을 박탈당했다.

당시에도 박 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5급 비서관을 역임한 진 씨가 특보에 임용된 것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경남도공무원노조는 “도지사에 당선되기만 하면 모든 인사를 제 맘대로 주물러도 된다는 생각은 공직자로서 자질을 의심케 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남FC 측은 이번 단장 선임에 대해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창원시도 창원문화재단과 창원레포츠파크 등 산하기관장 임용으로 시끄럽다. 지난달 26일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후보자에 조영파 전 창원부시장이 뽑혔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창원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인사검증TF는 “조영파 후보가 창원시 제2부시장 등을 역임하면서 창원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알지만, 문화예술의 전문성은 찾을 길이 없다”고 했다.

TF는 “홍남표 시장 캠프 선거대책위원장과 당선 후 인수위원장을 역임한 핵심측근이 문화예술분야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최종후보자로 선정된 것은 낙하산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4일 열릴 예정이다. 창원문화재단은 직원 130여 명이 근무하며, 연 예산 200억 원에 이른다.

앞서 재단의 경영수석본부장과 성산아트홀본부장, 진해문화센터본부장도 선거캠프와 인수위 출신 인사들이 앉았다.

또 지난해 11월 임용된 이호국 창원레포츠파크 이사장 역시 홍 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다가 인수위 자문위원을 맡았던 인물이다. 장동화 창원산업진흥원장은 심사평가에서 2순위로 알려졌지만 지난달 임용됐다.

문순규 민주당 인사검증TF 단장은 “전문성이나 자질이 부족한 데도 불구하고 선거를 도왔다는 이유로 낙하산처럼 꽂으면, 그게 시민들이 비판하는 보은성 인사”라며 “인사검증 과정이 있지만 임용권자가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임용하면 끝나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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