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 서핑존 ‘반토막’… 양양행 짐 싸는 서퍼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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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구, 120m 구역 고시 예정
지난해 240m보다 절반이나 줄여
2년간 쓰던 군 휴양지 막힌 데다
해수욕 구간 확보 민원까지 발목
전용 비치 양양에 서퍼 다 뺏길 판

육군 53사단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사용하지 않았던 군 휴양지를 다시 사용하기로 해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시민들이 9일 오후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육군 53사단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사용하지 않았던 군 휴양지를 다시 사용하기로 해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시민들이 9일 오후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올여름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 크게 줄어든다. 육군 53사단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사용하지 않던 군 휴양지를 다시 사용하기로 하자 해운대구청은 서핑 구간을 절반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서핑·관광 업계는 관할 구청의 소극적 행정 탓에 사계절 ‘서핑 메카’로 불리던 송정해수욕장의 명성이 크게 퇴색될 것이라며 반발한다.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는 9일 “송정해수욕장 ‘서핑 활동 구간’을 240m에서 120m(안전 구역 제외)로 줄이는 방안을 오는 17일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핑 구간은 매년 7~8월 해수욕장 정식 개장 기간에 적용되며, 해당 구간 밖에서는 보드로 파도를 탈 수 없다.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가 매년 해운대구서핑협회, 송정동 주민자치위원회 등과 협의해 결정해 왔다. 2016~19년에는 전체 백사장 1.2km 중 80m 구간에서만 서핑이 가능했지만, 2020년에는 120m로 다소 늘었다.

서핑 구간 축소는 서핑 구간과 붙은 군 휴양지 구간이 3년 만에 부활하기 때문이다. 송정해수욕장 구덕포 쪽 약 160m 구간은 국방부 소유로 매년 여름 53사단 하계 휴양지나 전투수영 장소로 활용됐다. 53사단은 지난 2년간(2021~22년)은 코로나19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지만 최근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에 사용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 사업소 측은 해수욕객을 대상으로 파라솔을 운영하는 단체들의 강한 반발 탓에 해수욕 구간을 줄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업소 관계자는 "파라솔 운영 단체들과의 협의가 어려워 일반 해수욕장 구간을 줄여 서핑 구간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핑업계는 크게 반발한다. 서핑 구간을 줄이면 서퍼 밀집도가 높아져 위험성이 훨씬 더 가중된다는 것이다. 민경식 해운대구서핑협회장은 “송정에서는 현재 서핑 업체 24곳이 운영 중이다. 주말에는 업체당 100명가량 이용객을 받는다”며 “서핑 구간이 예전처럼 줄어들면 ‘서핑 관광지’라는 명칭이 부끄러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핑 구간 축소는 해양레저를 활성화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의 전략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시와 구청은 일과 휴식을 동시에 추구하는 ‘워케이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서핑이나 요트를 즐기는 레저형 등 6가지 주제로 부산에서 5박 이상 체류하는 조건으로 다양한 혜택을 준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부산 워케이션 거점 1호로 해운대구 송정동 관광 스타트업 (주)서프홀릭을 선정하기도 했다.

송정해수욕장 서핑 구간은 워낙 좁아 그동안 여름철에는 강습 외에는 사실상 서핑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런 이유로 1km 구간 전부를 서핑 전용 해변으로 운영하는 강원도 양양군 ‘서프비치’ 등으로 서핑 인구가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송정해수욕장의 6~8월 방문객을 보면 2017년 280만 960명, 2018년 252만 9122명, 2019년 198만 3447명으로 하락세다.

반면 수영구청은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서핑과 함께 대표적인 해양레저인 'SUP'를 활용한 SUP 존과 아카데미를 활발히 운영한다. 실제로 SUP 이용객은 2019년 7594명, 2020년 2만 169명, 2021년 3만 4227명, 지난해 6만 302명으로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성재 부울경 관광벤처협의회장은 “송정해수욕장은 지리적으로 파도 빈도가 가장 많고 수심이 완만하게 깊어져 전국에서 최적의 서핑 장소로 꼽힌다”면서 “해운대, 광안리와 달리 송정은 서핑 문화로 이만큼 발전했다. 전체 해변의 10% 정도 구간에서만 서핑을 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서핑업계에선 시와 해운대구가 서핑 구간 확대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핑업계의 한 관계자는 “행정당국이 파라솔 운영 단체의 눈치만 보면서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를 목표로 하는 해양레저산업 육성은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며 “군 하계 휴양지를 서핑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휴양지를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국방부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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