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톡톡] 청소년 마약예방교육, 우리 모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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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미 부산시교육청 장학사

2021년 경남 거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발생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패치’ 유통, 투약 사건으로 마약은 성인들에게만 통용되는 약물이라는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이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10대 청소년들에게서 ‘살 빠지는 약’, ‘공부 잘하는 약’ 등 향정신성약물 및 각종 마약류 사용에 대한 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게다가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성 음료를 배부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우리 주변 아주 가까운 곳까지 마약이 침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약은 연령이 낮을수록 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중독성도 높다. 청소년 시기 마약 중독은 학업 뿐만 아니라 성인이 돼 직장, 가정 생활 등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 시기에 마약류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은 특히 중요하다. 교육을 통해 약물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부산시교육청은 ‘유해약물(마약류) 없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들의 올바른 약물 인식을 위해 학교별 2회 전문강사를 지원해 모든 학교에서 마약류 예방 교육을 의무로 실시한다. 특히 유해 약물의 노출 가능성이 있는 학교 밖 청소년과 대안위탁 교육기관 학생들에게도 전문강사 교육을 지원한다. 학부모 교육도 함께 실시해 학교와 가정에서 빈틈없는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학생들에게 약물의 유해성을 알고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정해진 수업 시수로 인해 마약류 예방 교육만을 위한 시간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약류 예방 교육 자료도 개발 중에 있다. 청소년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게임적 요소를 가미한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학생과 학부모가 마약류 예방 교육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매년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흡연·음주 실태조사가 이뤄진다. 올해는 흡연, 음주 실태와 함께 마약류 사용 실태 조사도 진행한다. 마약류 실태 조사 결과를 유관기관과 공유하며 체계적인 대처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다.

마약은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해 본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약물에 대한 바른 인식과 유해한 약물 접근 차단을 위해 유치원에서부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흔히 마약은 의지가 약한 개인의 일탈로 여기지만 마약이 통용되는 사회적 구조와 여건이 더 큰 문제다. 마약이 허용되는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정 지도, 학교 예방 교육, 사회 감시체계 등 3요소가 원활히 작동돼야 한다. 우리 앞에 있는 한 명의 아이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학생, 학부모 등 학교 전반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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