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입장권이 무려 6만 원… 롯데 선전에 ‘암표’ 기승
‘부산 시리즈’ 매진에 가격 폭등
롯데 야구 연승에 ‘직관’ 인기
유니폼 제공 등 팬 행사도 열려
중고사이트서 ‘곱절’ 바가지
온라인 암표 거래 처벌 어려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리그 순위 2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자 홈경기장인 사직야구장을 찾는 팬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모든 관중에게 롯데 유니폼을 지급하는 경기의 입장권은 정가의 배 가까운 가격에 판매되는 등 암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0년째 롯데를 응원한 최 모(30) 씨는 모처럼 주말을 맞아 친구와 함께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경기를 보려고 했지만 입장권을 구할 수 없어 단념해야 했다. 롯데가 최근 2위에 오르는 등 연일 선전하자 사직야구장을 찾는 사람이 덩달아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 씨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SSG랜더스와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예매페이지에 접속했지만, 장애인석을 제외한 전 좌석이 매진 상태여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중고사이트에서 입장권을 구매하려 한 최 씨는 훌쩍 뛰어 버린 입장권 가격을 보고 매우 놀랐다. 최 씨는 “평소에도 중고사이트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곤 했다. 대개 정가보다 몇천 원만 더 주면 충분히 구할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까지 비싼 가격으로 입장권을 구매한 적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롯데는 오는 19~21일 ‘부산 시리즈’ 행사를 개최한다. 부산 시리즈 기간에는 선수들의 팬사인회를 포함해 특별시구, 가수 공연 등 팬을 위한 행사가 이어진다.
특히 롯데는 20일에는 경기에 입장하는 모든 관중에게 ‘동백 유니폼(붉은 색상 상의에 busan이라는 영문 글자와 동백꽃 문양이 새겨진 유니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2017년 처음 시작된 부산 시리즈는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됐다. 한 온라인 중고거래사이트에서는 20일로 예정된 정가 2만 8000원(유니폼 가격 포함)짜리 경기 입장권이 5만 5000원에 거래됐다. 정가 3만 1000원짜리 입장권은 6만 원에 거래됐다. 유니폼을 제공하는 팬 이벤트 행사의 경우 제공되는 유니폼을 미끼상품처럼 내세우며 입장권 가격을 올려 판매행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부 경기 입장권은 원가에 양도되기도 했지만, 웃돈을 얹어서라도 입장권을 구매하려는 게시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프로스포츠 입장권을 대량으로 구입한 뒤 다른 사람에게 비싸게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오프라인으로 암표를 판매하는 행위에는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내려지지만, 온라인 암표 거래는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판매행위를 막기 위해 롯데 측은 1인당 입장권 최대 구매 수량을 8매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처벌이 쉽지 않다 보니 온라인 암표 거래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롯데 측은 최근 좋은 성적 덕분에 팬이 많은 관심을 보여 줘 감사하다면서도 불법적인 티켓 판매·구매 행위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야외경기 수요가 늘고 다행히 최근 팀도 좋은 성적을 보여 많은 팬이 응원해 준다”면서 “경기를 불가피하게 못 보는 상황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입장권을 양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상업적인 입장권 판매행위는 엄격하게 제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