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슈퍼 태풍' 덮친 괌, 올여름 기후변화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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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현상으로 역대급 폭염 전망
정부·지자체 방재 시스템 강화 시급

4등급 슈퍼 태풍 '마와르'가 강타한 미국령 괌에서 24일(현지시간)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AP=연합뉴스 4등급 슈퍼 태풍 '마와르'가 강타한 미국령 괌에서 24일(현지시간)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구촌 곳곳에서 ‘역대급 태풍’과 ‘살인적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20년 만에 가장 강한 4등급 ‘슈퍼 태풍’ 마와르가 시속 240km가 넘는 강풍과 폭우로 괌을 강타해 공항 활주로가 망가지고, 한국인 관광객 3200여 명의 발이 묶였다고 한다. 지구촌 곳곳에는 때 이른 고온 현상으로 펄펄 끓으면서 역대 최고 온도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지는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도 전에 폭염이 이어져 태국 북서부 탁 지역은 최고 45.4도를 기록하고, 체감 온도는 50도에 달해 관광객마저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다. 스페인도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가뭄 비상조치가 선포될 정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폭염과 산불, 폭우, 홍수, 가뭄, 녹아내리는 빙하 등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적 위기를 보여 주는 뚜렷한 증거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유엔 IPCC도 최근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2040년 이전에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해 기후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2024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해가 되고, 홍수 역시 잦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올라가 지구 기온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엘니뇨 현상이 한반도를 덮칠 경우 우리나라에도 최악의 폭염이나 폭우가 닥칠 수 있다.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가운데, 대응책과 탄소 중립을 위한 국가 간 역할을 논의하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가 기후 에너지 분야 국내외 기업과 주요국 정부, 국제기구 인사, 학계 관계자가 대거 참여한 가운데 부산에서 열려 청정에너지 전환에서부터 탄소 중립을 위한 정부 지원 확대, 기후산업 육성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부산시도 미국 뉴올리언스, 케냐 몸바사, 칠레 산티아고 등 세계 8개 도시 시장과 기후 위기로 인한 도시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도시서밋’을 개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기후 변화는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과 해결책 공유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가 어느새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단계에 이르면서 우리에게 대비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국가는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중립은 물론이고, 에너지와 교통, 환경 등에서 새로운 기후 관련 기술과 정책을 접목하고,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는 올여름 더욱 심각해질 폭염과 기록적인 폭우에 대비해 방재 시스템을 강화하고, 취약 계층에 대한 복지 등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후 위기가 기후 재앙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결코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 빈틈없는 대책을 세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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