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이자 비교하고 실시간 대출 갈아탄다
31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선보여
53개 금융·23개 대출 비교 플랫폼 참여
신용대출 우선… 연내 주담대로 확대
핀테크·금융사, 고객유치 총력전 나서
#시중은행에서 2000만 원의 신용대출을 보유한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현재 8%대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높아진 금리로 이자 부담이 높아진 그는 평소 자주 쓰는 핀테크 앱을 통해 갈아탈 수 있는 대환 대출 상품을 조회했다. 그 결과 다른 시중은행에서 6%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 씨는 몇 번의 클릭으로 10분 만에 대출을 옮겨 이자 부담을 줄였다.
오는 31일 기존 신용대출을 저렴한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공식 출범한 뒤에 펼쳐질 풍경이다. 대출 상품을 온라인으로 단순 비교하는 서비스는 이미 있었다. 하지만 금융사 간 대출을 실시간으로 갈아탈 수 있는 인프라 출시는 전 세계에서 ‘최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네이버, 카카오, 토스, 핀다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 상품을 비교한 후에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기 위해선 각 금융사에서 일일이 상품별 금리를 조회하고, 원하는 상품을 찾았다 해도 직접 영업 창구를 찾아야만 하는 불편함이 컸다.
하지만 31일부터는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 캐피털사 등 53개 금융사와 23개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해 전 금융권의 대출 이자를 한눈에 비교해고 단 10분 만에 원하는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특히 소비자가 대출을 갈아탈 때 실질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대환대출 상품의 기본금리와 조건에 따른 우대금리도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있는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면 이에 따른 금액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자 경감 수준과 내야 할 수수료 등을 비교한 뒤에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모든 소비자가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미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적용 받고 있는 고객의 경우 자신에게 맞는 대환대출 상품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담보가 없어 대출 조건을 비교하기 쉬운 상품이 대상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250조~270조 원이 대환대출 인프라 출범에 따라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또 연말까지 대환대출 가능 범위를 주택담보대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주담대가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6%(800조 원)에 달하는 점을 볼 때 소비자들의 금리 인하 혜택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는 고객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초기에 고객을 최대한 확대하는 것이 유리한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핀테크 플랫폼 토스에 따르면 ‘대출 갈아타기’ 사전 신청에 불과 2주 만에 30만 명이 몰렸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유일하게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입점해 있다는 사실을 앞세워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뱅크샐러드 등의 경우 ‘이자 지원’ 등으로 고객 유치 경쟁에 동참했다.
시중은행들도 관련 이벤트를 잇따라 출시 중이다. 우리은행은 기존 타 은행 대출을 자사 신규 대출로 전환하는 고객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 등 1인당 최대 10만 원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6개월 간 준비한 대환대출 플랫폼의 성공을 위해 지난 12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최종점검 간담회도 개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목적이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임을 명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