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장 없는 부산 동주여중 농구부, 소년체전 값진 은메달
박정은 변연하 등 국대 배출 농구 명문
대신초등·부산보건대서 더부살이 연습
결승에서 아쉽게 패하며 금메달 놓쳐
‘자매 학교’ 대신초등도 동메달 겹경사
실내 연습장조차 없는 부산의 여자중학교 농구부가 소년체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부산 동주여중 농구부는 지난달 30일 울산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 여자농구 16세 이하부(중등) 결승전에서 광주수피아여중에 56-70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까지 기대하던 부산시 선수단으로서는 아쉬움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산의 유일한 여중 농구팀으로서 실내 연습장이 없어 인근의 대신초등학교나 같은 재단의 부산보건대(옛 동주대) 체육관에서 더부살이 연습을 해 온 현실을 고려하면 메달 획득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평가다.
부산시농구협회 염은미 사무국장은 “동주여중 은메달과 함께 여자 초등부 대신초등도 값진 동메달을 땄다”며 “비록 부산에 초·중·고 여자 농구부가 달랑 한 곳씩만 운영되고 있지만 세 학교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전국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격려했다.
김은령 코치가 지도하고 있는 동주여중 농구부는 최근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소년체전 은메달 주역인 3학년 김나현 선수가 16세 이하 국가대표로 선발돼 7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16세 이하 아시안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1966년 출범한 동주여중 농구부는 2015년 전국대회 4관왕에 오르는 등 농구 명가로서 명성을 잇고 있다. 고 김영희를 비롯해 김화순, 천은숙 등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여자프로농구(WKBL) 부산BNK 썸의 박정은 감독과 변연하 코치도 동주여중에서 기량을 닦았다. 현재 WKBL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혜지(BNK 썸) 방보람(삼성생명) 이혜주(KB국민은행)도 이 학교 출신이다.
동주여중 김민택 교장은 “수년 내 학교 이전을 통해 선수들이 맘 편히 운동할 수 있도록 체육관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며 “농구 명문학교로서 위상을 잃지 않도록 지원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소년체전에 34개 종목 693명이 참가한 부산시 선수단은 금메달 22개와 은메달 23개, 동메달 40개 등 85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펜싱과 역도, 수영에서 각각 2관왕을 배출하는 등 3명이 다관왕에 올랐다. 수영에 출전한 공건(분포초등 4)과 박우민(내성중 3)은 대회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