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부산 이니셔티브'가 4차 PT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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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

20일 파리서 열리는 BIE 총회
2030엑스포 개최지 선정 분수령
최빈국서 선진국 도약 한국의 경험
회원국 지지 끌어낼 것으로 확신
국민 모두가 부산박람회 유치 ‘원팀’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이 4월 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단의 3차 프레젠테이션을 청취하고 있다. 부산일보DB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이 4월 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단의 3차 프레젠테이션을 청취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자극의 주머니에 대고 문명을 체로 치면 박람회가 된다.’ 일본의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우미인초(虞美人草)〉에 나온 문장이다. 문명이 만든 자극의 정수를 모아 놓은 것이 박람회라는 뜻이다. 인류의 산업, 과학기술 발전 성과를 소개하고 개최국의 역량을 과시하는 장으로 경제·문화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세계박람회의 의의를 문학적으로 멋지게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1851년 영국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계속된 세계박람회를 통해 우리는 근대 문명사의 흐름과 변화, 발전을 파악할 수 있다.

부산이 2030년에 개최하고자 하는 세계박람회는 1851년부터 지난 170여 년간 35회, 총 14개국에서 열렸다. 20세기 이전의 박람회가 산업혁신의 결과물을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21세기에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능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 부산 역시 2030세계박람회의 주제를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로 정하고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을 부제로 삼고 박람회 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세계박람회 개최는 인류가 당면한 문제 해결과 문명사적 가치 창출을 선도한다는 의미 외에 개최국과 개최도시에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가져다준다. 부산세계박람회는 부지 조성 및 건축단계에서 부산경남 지역과 전국에서 5조 3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더불어 행사운영단계에서 운영비 지출과 6개월 동안 총 3480만 명으로 예상되는 관광객의 소비 지출에 따른 파급효과 56조 5000억 원을 더해 총 61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50만 명 이상의 취업유발 효과도 창출된다.

개최도시인 부산에도 도시대개조 차원의 변화와 발전이 예상된다. 엑스포 회장 부지인 북항 재개발 구역과 우암부두는 개최 이후 해양, 전시, 금융,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개발이 된다. 각종 기반 시설 확충으로 부산, 울산, 경남 어디서나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도 구축된다. 부산시는 가덕신공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 도입도 추진한다. 엑스포 유치 및 개최를 통해 부산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허브 도시로 변모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지난 3차례의 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올해 4월에는 BIE(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이 방한해 실사도 완수했다. 파트릭 슈페히트 BIE 실사단장은 “부산은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졌다”고 호평을 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실사단을 만나 ‘부산은 이미 준비되었다(Busan Is Ready)’라고 자신감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또한 실사단은 우리 국회에서 여야가 만장일치로 엑스포 지지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가장 중요한 다음 관문은 이달 20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제172차 BIE 총회다. 이번 BIE 총회에선 17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후보국들의 실사보고서가 회람되고, 4차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된다. 최종 투표는 올해 11월 5차 경쟁 프레젠테이션 이후 바로 진행이 되는데, 사실상 이때는 각 회원국이 대부분 이미 지지하는 국가를 결정한 상태에서 참석하기 때문에 이번 4차 경쟁 PT가 부산시의 유치 성공을 위한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시는 4차 경쟁 PT에서 디지털 불평등, 기후변화 위기, 보건 격차, 식량 불안, 교육 기회 격차 등 글로벌 공동 과제에 대해 세계 최빈국에서 개발도상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경험과 발전 노하우를 공유하고 해결하는 프로젝트인 ‘부산 이니셔티브’를 적극 강조하고 피력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이미 개발도상국별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다 세팅해 놓은 상태로 이 부분이 아직 지지 도시를 결정하지 못한 회원국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개최 최적의 도시 부산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한민국, 남다른 열정을 가진 우리 국민 모두가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선 원팀 후보라는 자세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2030세계박람회 유치 성공을 위한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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