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해 시내버스 이달 17일 개편 운행 차질···시민 혼란 예상
부산시 “시행 시기 7월 29일 연기” 주장
‘교통비 지급 여부’ 두고 노조 측과 대립
김해시 “기존 일정 홍보 마쳐 혼선 우려,
정확한 개편 시기는 부산시와 조율할 것”
이달 17일 시행 예정이었던 부산~김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 시기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이미 안내지와 현수막, SNS, 언론 등을 통해 대중에게 안내가 된 상태라 시민 혼란이 예상된다.
김해시는 지난달 31일 부산시로부터 부산~김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 시행 시기를 7월 29일로 미루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당초 7월 1일 시행을 주장했으나, 부산시의 주장에 따라 시행 날짜를 보름가량 당길 수밖에 없었던 김해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아직 공문을 받지 못해 지연 이유를 정확히 알진 못한다”며 “급하게 일정을 맞추느라 어렵게 버스 기사를 채용하고 교육을 진행해왔는데, 한 달 이상 급여를 주지 않고 기다리게 하면 기사들이 빠져나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부산시는 버스회사 노조 측의 교통비 지급 요구로 노선 개편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부산시 교통국 관계자는 “노조 측이 통근 문제로 교통비를 요구한다. 차고지가 도심과 비교적 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통비를 지급하면 운송원가가 더 올라간다.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조 측을 설득하고 다른 부분들도 좀 더 보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김해시 구산동 차고지에서 강서구 화전동 차고지로 옮겨가는 버스회사 노조 측은 교통비 지급 없이는 이전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직원 90% 이상이 김해시에 거주하는데, 화전동 차고지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버스회사 노조는 “화전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근할 수가 없다. 첫차가 오전 5시께 운행을 시작한다. 오후 근무자의 퇴근 시간은 오후 10시~자정께”라며 “자가용이 없는 직원이 많은데, 이들은 차량도 구해야 한다. 그러니 기름값만이라도 지급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전 대상인 두 회사의 직원이 총 2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왕복 3시간, 50km를 통근해야 한다”며 “화전동 차고지 인근에는 주택이 거의 없어 이사도 마땅치 않다. 부산시가 원해서 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상황을 좀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확정된 노선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확답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버스회사 노조 측의 입장이 갈리면서 기존 일정대로 노선 개편안을 시행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시민 혼선에 대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홍보했는데, 행정 공신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 시민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아직 운행 시기를 못 박기는 어렵다. 조율이 필요하다.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한 후 부산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6일 부산시와 김해시는 기존 구산동 차고지를 강서구 화전동으로 이전해 오는 17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4·125·128-1·221번 폐선, 삼계~덕천역 노선 3개 신설을 결정했다. 또 이용객이 많은 1004번 버스는 감축 운행하고, 심야버스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