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경의 쏘울앤더시티] 2024년 부산 우주산업 도약의 원년 만들자

강윤경 논설위원 kyk9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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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누리호 성공 뉴스페이스 경쟁 동참
우주 강국들 글로벌 시장 선점 전쟁
한국 늦었지만 산업 생태계 시급
 
부산 내년 지자체 최초 ‘부산샛’ 발사
해양 우주산업 특화 절호의 기회
청년들 우주 스타트업 도전 도시로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30일 중간결과 발표를 통해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공식화했다. 누리호 3차 발사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목표 고도 550㎞, 목표 투입 속도 7.58㎞/s를 정확히 달성하는 정밀도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안테나 전개 후 위성 자세 제어 기능까지 제대로 선보였다. 부 탑재 위성 도요샛 4형제 중 3호 다솔이 우주로 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계획된 세계 최초 편대비행이나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항우연의 설명이다.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우리는 자체 기술로 만든 발사체로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 원하는 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독자적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추게 됐다. 1992년 8월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기아나 쿠루기지에서 쏘아 올리며 우주개발에 첫발을 내디딘 후 30년 만에 이룬 ‘글로벌 우주 강국’(G7)의 꿈이다. 북한이 31일 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로켓) 발사에 실패한 것도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조급하게 시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누리호 3차 발사는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했던 2차 때와 달리 실제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실용위성을 태워 첫 실전 발사 성공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무엇보다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이 의미를 갖는 것은 우리도 이제 민간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경쟁에 나서게 됐다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3차 발사에는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했다.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 항공우주국(NASA) 기술을 이전받아 민간 우주시대를 연 것처럼 우리도 민간 주도로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게 됐다.

우주는 이제 더 이상 꿈과 낭만의 공간이 아니라 전쟁터다. 국가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우주 자원과 첨단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다. 국가의 명운을 걸고 우주산업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기존 우주 강국들에 비하면 한국은 우주 지각생이다. 한국의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도 된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건 반가운 일이다. 때맞춰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우주산업 궤도 진입을 위해 나서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위치하고 있는 경남, 항우연 등 연구시설이 밀집한 대전,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자연 입지를 내세운 제주가 지자체 우주 전쟁 대열에 가세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이 2024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자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해양 미세먼지 측정 등 해양 데이터 수집용 초소형위성 ‘부산샛(BusanSat)’이 주인공이다. 부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부산시가 해양과 우주기술 융합을 통한 해양 신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 공모사업으로 이룬 성과물이다. 이 사업을 위해 대한민국 1호 인공위성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2019년 영도 해양혁신도시에 본사를 이전하고 지난해 부산샛을 완성했다. 올해 발사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내년 하반기로 미뤄졌다.

부산샛 발사가 국제적으로 더 주목받게 된 것은 NASA와 국제 협력 프로젝트로 진행하기로 하면서다. NASA가 해양 데이터 공유를 조건으로 인공위성 발사를 돕기로 한 것이다. 앞서 NASA는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초소형위성 분야 기술성숙도에서 나라스페이스를 최고 등급으로 평가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증했다.

부산으로서는 우주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최근 우주산업은 해당 도시가 어떻게 수요를 만들어 내느냐가 훨씬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부산이 지향하고 있는 스마트시티를 위한 4차 산업혁명도 필수 인프라가 우주산업이다. 해양과 결합한 우주산업 분야 특화도 가능하다. 국립해양조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국립수산과학원 등 국가기관이 이미 해양환경 조사와 생물자원 탐사 등에 인공위성 데이터를 활용 중이다. 해양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더없이 유리한 조건이라는 이야기다.

우주산업이야말로 산업이 갖고 있는 특성 상 민관이 함께 키워 가야 하는 미래산업이다. 부산이 우주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면 젊은이들이 우주 스타트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될 것이다.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이 말처럼 쉽지 않지만 혁신에 목마른 부산으로서는 우주가 새로운 도전 영역인 것만은 분명하다.


강윤경 논설위원 kyk9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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