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국제해운 넷제로’ 선언…의미와 과제는?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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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2030 온실가스 감축전략’ 채택…국제해운 친환경 연료 전환 가속화 예상
2030·2040년 중간목표 구속력 없어…배출가격제도 도입 등 적극적 대처 필요
정부 “IMO 합의 착실히 이행…·선제적으로 마련한 추진전략 차질없이 이행"

지난 7일 런던(현지시각)에서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회의((MEPC 80) 장면. 출처: IMO. 해수부 제공 지난 7일 런던(현지시각)에서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회의((MEPC 80) 장면. 출처: IMO. 해수부 제공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에 국제해운 부문에서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국제해운 업계에서 화석연료 퇴출, 친환경 연료 전환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번 선언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아래로 묶자’는 파리협약에 부합하는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되지만, 중간목표가 미흡한 점 등 한계점도 지적되고 있다.

9일 해양수산부와 기후솔루션 등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7일(현지시각) 런던에서 폐막된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0)’에서 ‘2023 온실가스 감축전략’ 채택을 통해 ‘국제해운 2050년 넷제로’를 선언했다. 온실가스를 2008년 총배출량 대비 2050년까지 50%만 감축하겠다던 2018년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이번 선언은 2050년 또는 근접한 시기에 해운업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 골자로, 합의문에는 ‘온실가스를 2008년 총배출량 대비 2030년까지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해야 한다’는 단계적 목표치가 담겼다. 다만, 이러한 단계적 목표치는 의무가 아닌 점검 차원의 지표라는 한계점을 지닌다.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영국 런던) 전경. 출처: IMO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영국 런던) 전경. 출처: IMO

IMO 회원국들이 한국이 지지하는 ‘온실가스배출 가격제도’(또는 탄소세)를 추후 논의하기로 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회의에서 IMO 회원국들은 연료유 표준제로 불리는 기술적 조치와 온실가스에 가격을 부과하는 경제적 조치를 결합하는 이른바 '결합 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연료유 표준제는 연료유별 온실가스 집약도를 제한함으로써 점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를 말한다. 다만, 이 같은 결합 조치는 2025년 승인·채택을 거쳐 2027년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사실상 2년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후변화협약(UNFCCC) 정신에 따라 국제해운업계도 탄소 중립 목표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앞으로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며 "다만, 탄소중립 목표를 상향하면서 어떤 규제가 바로 도입된 것이 아니라, ‘결합 조치’ 채택까지 2년 정도의 준비(유예)기간을 갖기로 했다. 해수부는 지난 2월 마련한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후솔루션은 “역사적인 IMO의 이번 발표는 고무적인 일로, 국제해운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선언에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기후솔루션은 “2030년과 2040년의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로는 해운에서 파리협약 목표인 1.5도에 부합하는 감축량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한 2030년과 2040년 온실가스 감축률은 의무가 아닌 단지 지향점이다. 즉, 현재로선 국가들이 이 감축율을 반드시 이행할 의무는 없다. 2028년 제88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88)까지 중간 목표가 상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은 또 “온실가스배출 가격제도는 선박들이 저탄소·무탄소 연료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인데, 이번 MEPC80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었던 점은 애석하다”며 “다만 2025년 초까지 합의를 하기로 한 만큼, 그 시점까지 온실가스 톤(t)당 적정 금액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무 부처인 해수부는 IMO가 2050년 국제해운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100%로 상향할 것을 사전에 예측하고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을 올해 2월에 선제적으로 마련한 만큼, 이를 토대로 차곡차곡 준비·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국제해운 온실가스 감축률을 2030년까지 60%, 2040년까지 80%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우선, 정부는 5000t 이상 국제선을 친환경 선박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신조선의 경우 2030년까지 e메탄올, 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선박으로 전환하고, 선령 10년 미만의 개조 가능 선박의 친환경 개조를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해수부는 오는 12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컨벤션센터에서 '2023년 국제해운부문 해양환경 정책설명회'를 개최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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