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시절 로펌 의견서로 18억 벌어”… 야당, 권영준 대법관 후보 집중 추궁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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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서 “투잡 뛰었나” 맹공격
딸 봉사활동 ‘아빠 찬스’ 논란도 제기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연합뉴스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연합뉴스

권영준(53·사법연수원 25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권 후보자가 2018∼2022년 7개 로펌에 의견서를 써주고 18억 10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사실을 두고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권 후보자는 (서울대)교수로 재직하며 5년 동안 대형 로펌 7곳의 의뢰로 법률의견서 63건을 작성해 18억 원이 넘는 대가를 받았다”며 “무슨 놈의 의견서를 하나 작성하는 데 3000만 원, 5000만 원을 받는 대학 교수가 어디 있느냐”고 했고, 같은 당 민형배 의원도 “(교수 업무로 인한) 근로소득보다 의견서의 대가로 받은 근로 외 소득이 5년 동안 평균 3.3배가 많았고, 2021년에는 4.2배였다”며 “교수인지 변호사인지, ‘투잡 뛴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가세했다.

김병욱 의원 역시 “로펌이 18억 원이란 큰돈을 들여 권 후보자에게 의견서를 작성해달라고 의뢰한 건 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것”이라며 “교수 연봉의 3배 가까운 수익을 매년 올린 건 스스로도 ‘이건 좀 아니다’는 생각을 못했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주혜 의원은 “워낙 후보자가 뛰어난 실력을 가져 많은 의견서를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서울대 교수로, 최고의 대학에서 누리는 명예와 더불어서 이익을 좇았다는 비판 시선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점은 곱씹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하며 “권 후보자의 자녀가 고등학교 재학 당시 ‘서울대 법대 워크숍 준비총괄’로 8시간의 봉사활동을 이수했다”며 “(당시 서울대 로스쿨) 교수였던 아버지의 도움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진보 성향 김명수 대법원장과 보수 성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각각 소환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김명수 사법부’ 6년 동안 많은 사람이 사법부의 이념적 편향화를 걱정했다”며 “대법관이 된다면 사법부의 ‘탈정치화’를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양승태 대법원’에서 사실상 재판 거래를 하고 법관들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사법 농단’을 자행했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을 사법부 스스로가 포기한 사례”라고 받아쳤다.

권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고액의 소득을 얻게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에서 정한 모든 신고·회피 신청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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