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천 우주항공청, 여야 협상 통해 개청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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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안, 국회 대치 전혀 진척 없어
‘우주 강국’ 도약 위해 빠른 입법 절실

국내 우주항공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우주항공청 출범이 여야의 국회 대치에 막혀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누리호 3차 발사 장면. 연합뉴스 국내 우주항공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우주항공청 출범이 여야의 국회 대치에 막혀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누리호 3차 발사 장면. 연합뉴스

국내 우주항공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우주항공청 출범이 여야의 국회 대치에 막혀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 지난 4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여야 설전만 오가는 상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과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를 먼저 논의하자는 야당의 이의 제기가 결정적이다. 법안 처리가 자꾸 미뤄지자, 우주항공청의 사천 입지를 확신하고 있는 경남 여론도 들끓고 있다. ‘우주 강국’을 외치면서 법안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 정치권의 무능에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우주항공청의 연내 출범은 지난 5월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으로 더욱 국민적 공감대를 얻었다. 세계 각국의 치열한 우주 선점 경쟁에 대처하면서 우리의 우주항공 산업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우주항공청이 필요하다는 데는 정치권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공약인 우주항공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적 공감대와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따른 실제 움직임은 달랐다. 우주항공청의 독립 외청 여부와 업무 범위, 청사 입지를 둘러싼 논란에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등 현안까지 겹치면서 여야 간 입장 대립만 격화하는 모습이다. 정말로 답답하고 한심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국회 상임위에는 우주항공 법안으로 기존 정부안 외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대체 입법안도 함께 제출돼 있다. 신설 조직의 소속과 구성 등에 방향이 달라서 이견 조율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일단 국민의힘 쪽에선 정부안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완강하지만, 민주당은 여기에 거세게 반발한다. 상임위가 교착 상태에 빠지자, 경남 여론은 술렁이고 있다. 우주항공청의 입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의 대선 약속과 현재 분위기로 볼 때 경남 사천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국회 상황이 꼬이면서 혹시 항공청의 연내 출범과 사천 입지가 흔들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그 필요성과 시급성을 인정한 우주항공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우주항공청이다. 국민적 공감대까지 이룬 중요한 정책이 여야 정쟁에 막혀 진척이 없다면 국민은 물론 경쟁국마저 비웃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금 당장이라도 우주항공청을 출범시켜 온 힘을 쏟아도 선진국을 따라갈까 말까 하는 상황이다. 알다시피 경남 사천은 우리나라 최고의 우주산업 관련 기업이 집적된 곳이다.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와도 지척이다. 우주항공청의 입지로 이만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이런 이점을 살리고, 세계 우주항공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여야는 협상을 서둘러 사천 항공청의 출범을 하루라도 앞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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