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지리산케이블카 유치 의사 밝혀…지역 갈등 ‘재점화’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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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영 함양군수, 지리산케이블카 유치 경쟁 선언
“케이블카, 양보할 수 있는 문제 아니다” 공식입장
산청-함양 케이블카 유치 둘러싼 갈등 우려도

함양 지리산케이블카 유치위원회는 지난 14일, 진병영 함양군수를 찾아 케이블카 추진에 대한 군의 공식입장을 물었다. 함양군 제공 함양 지리산케이블카 유치위원회는 지난 14일, 진병영 함양군수를 찾아 케이블카 추진에 대한 군의 공식입장을 물었다. 함양군 제공

산청군이 경남 시장·군수협의회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리산케이블카 단독 유치 의사를 밝힌 가운데(부산일보 7월 14일자 인터넷 보도) 인근 함양군이 유치 경쟁을 선언했다. 케이블카 유치를 둘러싼 두 지자체의 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진병영 함양군수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산청군과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리산케이블카와 관련해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함양군에 따르면 마천면 주민들이 주축이 된 함양 지리산케이블카 유치위원회 임원들은 지난 14일 함양군수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유치위원들은 “국립공원 규제에 묶여 주민들이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산청군의 일방적인 지리산 케이블카 신청은 함양군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함양군의 공식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진 군수는 “지리산케이블카는 어느 한 시군이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군의 케이블카 유치 의지는 변함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유치위원회에서 사비까지 들여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향후 유치위원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진 군수는 “지리산케이블카 유치는 국립공원 규제로 핍박 받고 있는 함양군민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함양군민과 30만 재외 향우 모두가 우리의 염원인 지리산 케이블카 유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함양군은 지난 2008년부터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에 나서 2011년에는 단독노선으로, 2015년과 2016년에서는 산청군과 공동노선으로 국립공원계획변경안을 환경부에 신청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조건부 동의하면서 재추진에 나섰으며, 지난 5월 2일에는 함양 지리산케이블카 유치위원회 발대식을 갖기도 했다.

산청군은 지난달 22일, 환경부에 지리산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위한 공원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산청군 제공 산청군은 지난달 22일, 환경부에 지리산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위한 공원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산청군 제공

한편 이번 함양군의 입장 발표로 산청과 함양의 지리산케이블카 유치 경쟁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산청군은 앞서 지난달 22일 지리산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위한 공원계획 변경안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승화 산청군수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남 시장·군수협의회에서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졌다”며 단독 추진 배경을 설명했는데, 불과 며칠만에 함양군에서 반대 입장을 내면서 자칫 지역갈등이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지역민은 “지역간 갈등이 생기면 케이블카 유치전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다. 몇 년 전에도 같은 문제로 유치에 실패한 적이 있다. 게다가 지역민들간 감정 싸움도 격해진다.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원만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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