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공헌 지적 부산도시가스, 지역 상생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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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영업이익 대비 기부 2% 그쳐
공공재 독점 기업답게 고통 분담해야

사실상 향토기업인 ㈜부산도시가스가 지역사회 공헌에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회사가 부산 유일의 도시가스 공급업체로서 매년 지역에서 수백억 원의 이익을 거두고 있으면서도 지역사회를 위해 내는 기부금은 매년 쥐꼬리만한 수준에 머물러 원성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은 최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제315회 임시회 기획재경위원회의 미래산업국 하반기 업무보고에서도 나왔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소속 김형철(연제구2) 시의원은 부산도시가스의 미미한 지역사회 공헌도를 지적하며 부산시에 적극적인 사회공헌 동참을 이끌어 낼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과 시가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김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부산도시가스가 지난 5년 동안 거둔 영업이익의 규모는 연평균 322억 원이나 된다. 하지만 이 업체의 같은 기간 연평균 기부금은 6억 6000만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2.0%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 의원이 부산도시가스가 지역사회 공헌 사업에 인색하다고 질타하는 한편 부산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이유다. 부산도시가스가 부산에서 지난해 기준 96.8%의 도시가스 보급률로 막대한 독점적 이익을 안정적으로 취하고 있는 만큼 김 의원의 요구는 타당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을 떠나선 존재할 수 없다는 철학으로 행복을 나누겠다’는 부산도시가스의 슬로건을 고려할 때 더더욱 그러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재계에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ESG 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경영은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 척도로 간주될 정도다. 국내 공기업에 대한 지역사회 공헌도 평가는 새로운 트렌드이기도 하다. 부산도시가스가 그동안 사회공헌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슬로건이 허울뿐이란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사회공헌을 위한 투자액을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 이는 부산도시가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절실한 시민들의 인심을 얻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부산시도 사회공헌을 민간 기업의 일로만 여길 게 아니라 김 의원의 주문에 적극 부응하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선제적으로 부산도시가스를 독려해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끌어 내고 공헌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부산도시가스는 지금은 SK그룹 계열사가 됐으나 1980년 시와 부산상공회의소가 회사 설립에 앞장선 지역 기업인 까닭이다. 게다가 공공재인 도시가스를 부산에 독점 공급하는 특수목적법인이므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한 동반 성장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고물가·고금리로 생계가 더욱 어려워진 계층의 고통을 분담하는 사회공헌은 부산의 영업이익·매출 상위 기업들에 요구되는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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