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한국 근현대 미술사 ‘낯선 화가’ 9인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어느 쓸쓸한 그림 이야기/안민영

<어느 쓸쓸한 그림 이야기> 표지 <어느 쓸쓸한 그림 이야기> 표지

이쾌대, 임군홍, 변월룡, 박경란, 신순남, 전화황, 김용준, 이응노, 도미야마 다에코.

<어느 쓸쓸한 그림 이야기>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 속 ‘낯선 화가 9인’을 소개하는 책이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북한으로 갔거나, 한반도에 살지 않았지만 한국 역사의 한편에 있었던 예술가들에게 저자는 ‘경계의 화가’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책은 전국역사교사모임 회보 ‘역사교육’에 연재한 글을 수정 보완해 발간했다.

이쾌대·임군홍·김용준은 월북 화가, 변월룡·신순남은 고려인 화가, 전화황은 재일조선인 화가이다. 박경란과 이응노는 남한에서 태어나 각각 북한과 유럽에서 활동했다. 도미야마 다에코는 일본인이지만 한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했던 화가이다. 고향이나 활동 지역에 따라 또 성별에 따라, 이들의 작품에서는 경계에 선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불안과 두려움 등 복잡한 여러 감정이 묻어난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작가는 우리에게 낯선 화가의 작업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생애와 마음을 들여다 보고, 그들이 살아낸 시대를 읽어낸다. 저자는 알려지지 못한 화가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기 위해 국내외 아카이브와 경매 사이트를 뒤지고, 화가의 남겨진 가족을 만났다. 이를 통해 이쾌대의 1957년 작품 ‘3·1봉기’ 속 태극기가 1959년 작품에서 자주 깃발로 바뀐 것이나 박경한 작가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 박창빈이라는 사실 등을 밝혀냈다. 안민영 지음/빨간소금/248쪽/1만 7000원.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