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안리 드론 또 추락, 안전책 없으면 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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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잼버리 대원 등 4만 명 운집
외지 관람객 2명 허벅지·발 타박상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드론 쇼 장면.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드론 쇼 장면.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이 국내 유일의 상설 드론 쇼가 매주 펼쳐지면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지만,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드론 추락과 관람객 부상으로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12일 오후 8시 5분께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8·15광복절을 기념해 드론 1000대가 투입된 ‘광안리-M드론라이트쇼’ 특별공연을 하던 중 촬영용 드론이 컨트롤러와의 통신이 순간적으로 끊기면서 2.3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드론은 한 관람객의 허벅지에 떨어진 뒤 다시 다른 관람객의 발등을 찍었다. 태풍 카눈이 지나간 뒤 부산 바다를 즐기기 위해 외지에서 온 이들은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했다.

다행스럽게도 관람객은 병원에서 치료 후 귀가했지만, 드론 추락은 언제든지 중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상상하기도 싫지만, 무게가 500g인 드론이 만약 150m 상공에서 관람객 머리 위나 군중 밀집 지역으로 추락했다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광안리해수욕장에는 4만~5만여 명의 인파가 드론 쇼와 부산 바다를 즐기기 위해 몰려 있었다. 특히, 이날 공연은 새만금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스웨덴과 대만 대원 957명이 출국 일정까지 미루고 관람한 것으로 알려져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살 수도 있었다. 정말 아찔한 장면이다.

문제는 광안리 드론 쇼 중 드론 긴급 강하 및 추락, 관람객 부상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1월 1일에도 드론 쇼 중 드론 2대가 떨어져 관람객이 다쳤다. 지난해에도 이와 유사한 위험천만한 상황이 여러 차례 더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드론 추락은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다. 불과 8개월 만에 사고가 재발한 것과 관련해 관할 지자체와 해당 업체의 안전 대책 미흡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 수영구청은 특수영상 촬영용 드론 운행은 당분간 자제하고, 매주 토요일 상설 드론 쇼는 강행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안전 대책이 없다면 중단까지도 각오해야 한다.

물론 드론 쇼로 인해 주변 횟집·레스토랑 등 음식점과 카페, 호텔 등의 매출도 크게 증가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브랜드 제고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효과가 높고, ‘국내 최대 규모 기록’, ‘드론 쇼 메카’라는 명성도 좋지만, ‘최고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드론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통신 오류와 기기 오작동, 조작 미흡 등에 따른 갑작스러운 추락은 물론이고, 다중 밀집 인파 사고, 관람객 대피, 의료 지원 등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모든 관람객이 폭우와 태풍으로 움츠린 마음을 펴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시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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