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칠발도 바다제비 사체 99%서 플라스틱 나왔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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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란 박사 등 해양오염 논문
2년간 146구 중 145구서 검출

북태평양 미드웨이섬의 앨버트로스 바닷새가 떼죽음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원인은 사람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사진은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얘기할 때 많이 다뤄지는 사진이다. 부산일보DB 북태평양 미드웨이섬의 앨버트로스 바닷새가 떼죽음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원인은 사람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사진은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얘기할 때 많이 다뤄지는 사진이다. 부산일보DB

바다제비의 대표적인 번식지인 전남 신안군 칠발도에서 2년간 발견된 바다제비 사체 가운데 한 마리를 제외하고 모든 사체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닷새연구소 김미란 박사 등은 국제학술지 해양오염학회지(Marine Pollution Bulletin) 최신호에 게재한 ‘한국 바다제비 성조와 유조의 해양쓰레기 섭취’ 논문에서 2013~2014년 칠발도에서 쇠무릎 등 외래식물에 걸려 죽은 바다제비 사체 146구 가운데 145구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검출됐다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 조사 개체 중 플라스틱 쓰레기 검출률은 99.3%로, 북대서양에 분포하는 흰허리바다제비(87.5%)와 남극에 사는 윌슨바다제비(75%)의 플라스틱 쓰레기 검출률보다 높다. 이는 한국 서해에 사는 바닷새 대부분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섭취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칠발도 바다제비 사체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는 평균 무게는 51mg, 평균 길이는 4mm였다. 유조(어린 새)에서는 파편 형태가, 성조(다 자란 새)에서는 실 형태가 가장 많았다. 또 성조는 어망으로 추정되는 초록색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섭취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유조는 한 마리당 24.3점, 성조는 한 마리당 15.2점이 나와 유조가 성조보다 더 많았다. 유조의 63%, 성조의 24%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몸무게의 0.1%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조가 유조에게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성조 몸에 쌓여있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체별 연령 분석이 향후 플라스틱 섭취 모니터링에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바다제비는 흔한 여름철새로 전 세계 바다제비 70%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남 신안 칠발도와 구굴도는 바다제비의 대표적인 번식지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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