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 강화 새 시대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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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국 별도 정상회담 사상 최초
대승적 결단과 양보·배려 필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출국했다. 3국 정상이 다자회의에서가 아니라 별도로 모이는 건 처음이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동은 한미일 3국 협력이 군사 훈련과 경제 안보 등 각종 협력의 제도화, 새로운 기구화로 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출국 전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북한 핵 확장 억제와 관련 한미일 사이 별도의 협의에도 열려 있는 입장”이라며 “3국 간 공급망 정보 공유,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AI(인공지능), 퀀텀, 우주 등 핵심 기술 공동 연구도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한미일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과 합의문도 채택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한미일 구체적인 협의체 창설, 확장 억제와 연합 훈련, 경제 협력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과 원칙’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3국은 북한 핵 억제를 위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 등 안보 기밀 공유, 3국의 레이더·위성·미사일 요격 체계 조합을 통한 연례 연합 군사 훈련 정례화,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의 참여 등을 추진하게 된다. 별개의 군사 동맹인 한미와 미일이 하나로 묶이면,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이 강화되면서 아시아 지역 새로운 다자 안보·경제 협력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이 북한 핵 위협 억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도 만만찮은 게 사실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질서가 신냉전 체제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국내외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이 회담 테이블에 오르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발과 북중러의 밀착에 따라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대중·대러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불필요한 대중 갈등 요인을 만들어서는 안 되며, 중국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역할을 하도록 외교적 수단을 끊임없이 추진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대중 경제 손실에 대한 해법과 반도체, 배터리, AI,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 관련 한미일 협력 방안도 도출하기를 기대한다.

일본 정부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 성의 있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을 위해 정치적 입지 축소 위험조차 무릅쓰고 8·15 광복절에 일본을 ‘안보·협력의 파트너’로 지칭할 정도로 통 큰 양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과거사에 대해 진지한 반성 대신, 태평양 전쟁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을 추진하는 등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모처럼 찾아온 3국 협력의 기회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을 위한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세 나라가 대승적인 결단과 양보, 배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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