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청, 북항 빌딩풍 안전 대책 만든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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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 영향 진단 용역 착수
동구 6개 아파트에 관측 장비
주민 협의 거쳐 방풍막 등 설치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조감도. 부산일보DB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조감도. 부산일보DB

속보=부산 동구청이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부산항 북항의 빌딩풍 안전 대책을 마련한다. 부산에선 매년 빌딩풍에 대한 경고가 반복되지만 관련 대책 수립엔 진전이 없었다는 지적(부산일보 8월 17일 자 1면 보도)이 일자 개선 방향 찾기에 나선 것이다.

동구청은 북항에 고층 건물이 대거 들어설 것에 대비해 빌딩풍 영향 진단 용역에 나섰다고 17일 밝혔다. 동구에 초고층 건축물과 고층 아파트들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빌딩풍 문제를 방지하고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번 달 내로 본격적인 용역에 착수한다는 게 동구청의 계획이다. 용역은 2200만 원을 들여 120일 동안 진행된다. 동구에 위치한 6개의 고층 아파트에 기상관측 조사를 실시하는데, △협성마리나G7 △협성휴포레 △두산위브포세이돈Ⅱ △두산위브범일뉴타운 △e편한세상 부산항 △두산제니스하버시티가 대상이다.

영향 진단 결과 제안된 방안에 따라 방풍막 설치 등을 통해 빌딩풍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동구청의 방침이다. 동구청은 방풍막 설치가 필요한 경우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건물 중간에 ‘풍혈’이라는 바람구멍을 만드는 등의 예방책이 필요하다면 관련 부서와 협의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동구청은 빌딩풍을 신종 재난으로 인식하고, 이번 영향 진단을 통해 피해 저감과 사후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북항재개발과 함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빌딩풍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이번 진단 결과를 토대로 예방 대책을 마련해 공공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빌딩풍을 예방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함을 지적한다.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권순철 교수는 “북항은 지형상 해운대보다 더 아래쪽에 자리잡고 있어 빌딩풍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며 “북항에서 빌딩풍 문제가 심화되기 전 선제적으로 대처한다면 빌딩풍 방지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조사 결과 해운대구 엘시티 일대에는 태풍이 올 때 내륙과 비교해서 최대 4배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부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빌딩풍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3년에 걸친 실증 연구를 진행했으나, 이후 제시된 해결책에는 손을 놓고 있어 적극적인 행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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