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49재 재량휴업 놓고 교육계 초긴장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다음 달 4일 전국 17개교 참여
부산 학교 미실시 속 추모 계획
교육부는 집단행동 불법 규정
국회 앞서 집회 강행 ‘조마조마’

다음 달 4일 교사들이 교권 회복을 위해 집회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에 나선 교사들. 연합뉴스 다음 달 4일 교사들이 교권 회복을 위해 집회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에 나선 교사들. 연합뉴스

지난 7월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다음 달 4일 일부 학교가 재량휴업을 결의하면서 교육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교사 연가·병가·재량휴업 등 집단행동에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의 경고에도 국회 앞 추모집회 강행이 예고되는 등 교사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30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다음 달 4일 임시 휴업할 예정인 학교는 전국 17개교로 집계됐다. 전국 초등학교 6285개교 가운데 0.3%에 해당한다. 세종이 4개교로 가장 많고, 경기(3개교) 전북(3개교) 서울(2개교) 인천(2개교) 전남(2개교) 강원(1개교) 순이다.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6곳은 초등학교가 휴업을 결정하면서 함께 휴업할 예정이다. 휴업 학교는 정상적 학사 운영이 어려울 경우 학교 사정을 고려해 학교장이 결정해 학교 운영위원회의 인가를 거쳐야한다.

부산의 경우 임시 휴업에 참여하는 학교는 30일 현재까지 없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관련 법령에 따르면 교사들의 집단행동을 위한 학기 중 임시휴업일 지정과 교사의 연가, 병가 등 사용은 명백한 위법 활동”이라며 “이러한 위법행위가 학교 현장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는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권리”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다음 달 4일 재량휴업을 실시하는 학교 현황 파악을 요청했다. 초중고교 등 학교급별 총괄 현황과 개별학교 명단을 교육청이 집계해달라며 “9월 4일까지는 매일 오후 3시까지 (재량휴업) 실시 학교 현황을 교육부 담당자 전자우편으로 제출해 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사실상 ‘휴업, 병가 금지’ 강경 기조를 공식화하면서 4일 학교장의 재량휴업 결정, 교사들의 연가 사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선 일부 교사들은 지난달부터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연가·병가를 내거나 학교 재량휴업을 하는 방식으로 단체 활동을 벌이자고 의견을 모아왔다. 교육부의 강경 대응에 일부 학교는 재량휴업을 결정했다가 철회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다음 달 교사들이 대대적으로 참여를 예고했던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 추모 집회는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집회 주도 운영진이 바뀌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후 새로운 운영진이 재차 만들어지며 집회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교원단체들은 집단행동권 등을 행사하는 것이 될 수 있는 만큼 일선에서 집회 등의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는 4일 오후 시교육청 앞에서 추모 집회가 예고돼 있다.

부산교사노조 관계자는 “고인을 추모하는 내용이 담긴 티셔츠 등을 입는 방식 등으로 고인을 추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