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석탄발전 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 G20 중 2위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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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글로벌 비영리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 보고서 공개
석탄발전으로 배출한 1인당 온실가스량 호주·한국 각각 4.14t, 3.27t
한국, ‘2015~2020년 평균 석탄발전 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서도 G20 2위
석탄 오염 상위 2개국, 각각 세계 평균 배출량의 3배 이상 배출
G20 평균 배출량, 7년간 9% 늘어…"탈석탄 위한 실질적 재생에너지 정책 필요"

엠버(Ember) 보고서 표지 사진. 기후미디어허브 제공 엠버(Ember) 보고서 표지 사진. 기후미디어허브 제공
출처: 엠버(Ember) 보고서. 기후미디어허브 제공 출처: 엠버(Ember) 보고서. 기후미디어허브 제공

지난해 ‘석탄발전으로 인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집계한 결과,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호주 다음인 2위로 나타났다.

기후대응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조직인 기후미디어허브에 따르면,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G20 국가별 석탄발전 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G20 Per Capita Coal Power Emissions 2023)’’을 공개했다. 석탄발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을 총 인구수로 나눠 1인당 배출량을 환산한 수치다.

G20 국가 가운데 1인당 배출량이 한국보다 많은 국가는 호주였다. 이어 중국(3위),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미국 순으로 뒤를 이었다.

호주와 한국이 지난해 석탄발전으로 배출한 1인당 온실가스량은 각각 4.14t(톤)과 3.27t으로 집계됐다. 반면 작년 전 세계 인구 석탄발전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1t이었다. 한국 국민 1명이 세계 평균보다 약 3배 정도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셈이다.

엠버는 ‘개인이 책임져야 할 석탄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자, 2021년부터 이를 집계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발표된 ‘2015~2020년 평균 석탄발전 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에서도 G20 국가중 두 번째로 집계됐다. 이후 1년 단위로 배출량을 집계해 발표하는 조사에서 줄곧 같은 순위를 지키고 있다.

데이브 존스 엠버 글로벌 인사이트 리드는 “중국과 인도가 석탄발전으로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인구를 고려하면 2022년에도 한국과 호주가 여전히 거대 배출국”이라며 “산업과 경제가 무르익은 이들 국가는 석탄을 2030년까지 퇴출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 전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G20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선 85%를, 전 세계 전력 부문 배출량에선 80%를 차지한다. 석탄발전 배출을 줄이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있어서 G20의 역할이 결정적인 것은 이 때문이다.


출처: 엠버(Ember) 보고서. 기후미디어허브 제공 출처: 엠버(Ember) 보고서. 기후미디어허브 제공

하지만 2015년 이후 G20의 석탄발전 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은 1.5t(2015년)에서 1.6t(2022년)으로 약 9% 늘었다. 다만, 국가별로는 증가와 감소가 크게 엇갈렸다.

2015년 이후 지난 7년 동안 석탄발전 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국가는 영국으로, 이 기간 93%를 줄여 세계 평균보다 크게 낮아졌다. 프랑스(-63%)와 이탈리아(-50%), 브라질(-42%)도 1인당 배출량을 큰 폭으로 줄였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에선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1인당 배출 상위 2개국인 호주와 한국 역시 이 기간 배출량을 각각 26%(5.58t→4.14t)와 10%(3.63t→3.27t) 줄였다. 하지만 순위를 바꾸거나 세계 평균에 근접할 정도까지 줄이진 못했다.

반면 지난 7년간 인도네시아(+56%), 튀르키예(+41%), 중국(+30%), 인도(+29%) 등에선 1인당 배출량이 크게 늘었다. 무탄소 전력보다 전력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전 세계 전력의 약 36%가 석탄발전으로 만들어졌다.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83억 6700만t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석탄발전 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재생에너지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20 국가 중 석탄발전 부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호주는 2022년 기준 전체 전력 생산량의 48%(130.9TWh·테라와트시)가 여전히 석탄발전에서 나온다. 호주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2위 석탄 수출국’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우, 2015년 기준 재생에너지인 풍력·태양광 발전 비중은 전체 전력 생산량의 1%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5%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 비중은 여전히 전 세계 평균인 12%를 크게 밑돌고 있고, 전력의 34%가 여전히 석탄발전으로 생산되는 구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호주와 한국 같은 선진국이 2030년까지 단계적인 탈석탄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는 59기(37.7GWh·기가와트시)의 석탄발전소가 가동중이다. 여기에 현재 강원도 삼척에 2기(2.1GWh)를 추가로 건설중이다.

플랜1.5 박지혜 변호사는 “한국은 2021년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석탄에서 청정전원으로의 전환 선언’에 서명했고, 올해 G7에선 ‘기후 클럽’에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에 기후 정책 이행을 약속했다”며 “한국 정부는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비율(현 10%)을 대폭 상향하고 (발전 단가에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비용을 반영하는) '환경급전'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엠버는 이번 보고서에서 IPCC가 5차 보고서에 활용한 계수를 활용해 석탄발전 부문 1인당 배출량을 집계했다. 인구는 유엔의 연간 인구 데이터를 사용했고, 석탄 발전이 없는 G20 국가(사우디아라비아)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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