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뜨는 '관광 영도', 부산 원도심 부활 기폭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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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163만 방문, 영도 인구의 15배
역사 유산 결합 다양한 콘텐츠 개발해야

영도에 관광객의 발길이 몰려들면서 원도심 부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예술과 산업, 스토리를 담은 영도 깡깡이마을. 부산일보DB 영도에 관광객의 발길이 몰려들면서 원도심 부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예술과 산업, 스토리를 담은 영도 깡깡이마을. 부산일보DB

‘관광 영도’가 뜨고 있다고 한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카페 핫플레이스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영도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4.2% 늘어 같은 기간 3.3% 증가한 해운대를 뛰어넘었다. 7월 한 달에만 163만 명 가까이 찾았는데 이는 영도 인구보다 15배 이상 많은 수치다. 숙박자는 해운대가 1.7% 감소했지만 영도는 7.2% 증가했다. 체류형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더 늘었다는 의미여서 고무적이다. ‘대한민국 조선 1번지’로 한때 부산 경제를 이끌었던 영도는 지금은 인구소멸지역으로 전락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 관광객 증가와 함께 부활의 기대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영도가 뜨고 있는 것은 카페 문화 확산에 기댄 측면이 크다. 카페를 포함한 영도의 휴게음식점은 2019년 244개이던 것이 올해 317개로 급증했다. 2016년 문을 연 ‘신기산업’을 시작으로 복합문화공간 ‘피아크’에 ‘모모스커피’까지 대형 카페들이 들어서 ‘커피 왕국’의 면모를 갖췄다. 최근에는 부산을 커피 도시로 키우기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해 영도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젊은 기업가들이 중심이 돼 도시재생과 결합한 어묵거리 등 다양한 명소들을 만들면서 영도를 매력적 공간으로 바꾸고 있는 것도 ‘관광 영도’에 큰 힘이 됐다. 관광객 증가는 라발스호텔 등 숙박 인프라 확대로도 이어졌다.

카페를 중심으로 한 영도의 부활이 전역의 상권 활성화를 견인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대형 카페에는 관광객이 몰리지만 대다수 기존 상가는 불이 꺼진 상태다. 카페만 하더라도 대형 카페 중심에서 특색있는 소규모 카페들로 다양하게 확대돼 카페 문화의 층을 두텁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흰여울마을이나 깡깡이마을 등 도시재생 자산들과 연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노력해야 할 일이다. 부산의 진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관광 영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지부진한 태종대 재개발과 수리조선 공간에 대한 도시계획 차원의 전면적 재구성도 실행에 옮겨야 할 때가 됐다.

무엇보다 ‘관광 영도’의 부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원도심 부활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중앙동의 부산시청사가 1998년 연산동으로 이전한 후 영도를 포함한 원도심 상권은 급속히 몰락했다. 부산의 관광지도도 해운대와 광안리 등 특급호텔이 밀집한 동부산권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모처럼 영도를 중심으로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은 부산 관광의 다양성 차원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영도의 부활이 원도심의 역사 유산과 공간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북항재개발과 부산롯데타워 건립도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 부산시도 각종 인프라 지원과 도시계획 추진 등 원도심 부활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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