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핫플레이스’ 영도, 이젠 부산 관광 일번지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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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작년보다 4.2% 방문 늘어
관광특구 해운대 증가율보다 높아
카페 등 해마다 늘어 전국구 명성
호텔 개장도 증가 숙박 동반 상승
소멸 우려 딛고 원도심 부활 견인

영도에서 바라본 야경. 영도에서 바라본 야경.


부산의 ‘오래된 미래’ 영도가 뜬다. 조선소와 공장 등을 개조한 카페와 흰여울문화마을에는 ‘부산의 민낯’을 보려는 관광객이 몰린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동부산에 집중된 부산의 관광 지형이 영도를 필두로 원도심과 서부산으로 넓혀질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1~7월 영도구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4.2% 증가해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구(3.3%)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같은 기간 숙박객은 해운대구의 경우 1.4% 줄었지만 영도구에서는 7.2% 늘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영도구 인구(10만 7103명)의 15배 이상이나 되는 162만 9736명이 영도구를 방문했다. 코로나 전인 2018년 7월 131만 1251명보다 24.2%나 많은 수치다. 연도별로는 지난해 1860만 4466명이 찾아 2019년보다 16.1%나 많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1639만 4801명)에도 코로나 전인 2019년(1601만 1296명)보다 방문객이 많았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 야간의 피아크 전경. 피아크 제공 부산 영도구 동삼동 야간의 피아크 전경. 피아크 제공

영도구에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이유로 ‘핫한 카페’가 꼽힌다. 실제로 영도구의 카페를 포함한 휴게음식점은 2019년 244개, 2020년 254개, 2021년 281개, 지난해 303개, 올해 317개로 꾸준히 늘었다. 카페나 음식점 폐점이 줄을 잇던 팬데믹 시기에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6년 문을 연 ‘신기산업’을 필두로 봉래산 인근 ‘카린’과 동삼동 ‘피아크’, 물양장 ‘모모스커피’, 동삼동 ‘385’ 등 대형 커피숍이 들어서며 현재의 ‘카페 왕국 영도’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자 호텔도 잇따라 생겨났다. 영도구에서 가장 많은 380객실을 갖춘 4성급 라발스호텔이 2019년 문을 연 이후 2021년 5곳, 지난해 1곳이 문을 더 열었다. 특히 라발스호텔은 MZ세대가 원도심과 바다뷰가 동시에 조망되는 객실에서 사진을 찍는 핫플로 유명하다.


부산 영도구 봉래산 일대가 짙은 해무로 뒤덮여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영도구 봉래산 일대가 짙은 해무로 뒤덮여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980년 영도구 인구는 지금보다 배가량 많은 21만 3000명에 달했다. 한때 부산의 활력을 상징하던 이곳은 그러나 인구 유출과 고령화 등으로 현재는 대표적인 인구 소멸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산업연구원이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를 적용한 결과, 전국 50개 소멸우려지역 중 광역시 산하 구 단위 기초지자체는 영도구·서구와 울산 동구 세 곳밖에 없다.

이처럼 영도구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곳이다. 반짝 관광지에 그칠 것인지, 해운대와 광안리에 견줄 수 있는 원도심의 대표 관광지로 부상할 것인지 갈림길에 섰다. 전문가들은 부산을 한 번 이상 찾은 방문객을 목표로 해 영도구에서 1박 2일 이상 머무르게 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영산대 오창호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신구가 조화된 ‘뉴트로’ 감성을 가진 영도야말로 부산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서 “정주 시간을 늘리기 위해 현재 물양장 포장마차촌을 잘 활용하거나 오래된 주민 거주지역에서 민박사업을 하는 등 진짜 부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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