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벤처펀드 기반 '될성부른 창업' 집중 지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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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부산은행 1000억 펀드 조성
스타트업 혁신 성장 지원, 유니콘 육성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글로벌 창업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창업 정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26일 박형준 시장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갖고 아시아 10대 창업 도시를 위한 부산형 창업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스타트업의 혁신 성장 지원을 위해 혁신 거점을 확충하고 미래 성장 벤처펀드를 조성하며 부산창업청 설립을 통해 강력하고 일관된 창업 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동안 지속적 창업 지원에도 불구하고 유니콘기업 탄생으로 이어지지 않아 정책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시의 창업 정책 전환에 거는 기대가 크다.

부산형 창업의 핵심은 그동안 소규모 창업 지원 중심으로 이뤄져 온 정책을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스케일업을 도와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부산에서는 초기 창업에 성공해도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는데 이를 끊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업 공간도 소규모 입주를 지원하던 방식에서 민관이 함께 연결하는 거점 인프라인 복합글로벌허브 조성으로 전환해 혁신 성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 산업은행, 부산은행이 참여하는 1000억 원 규모 ‘부산 미래 성장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모펀드를 기반으로 2500억 원 규모 자펀드도 조성해 될 만한 기업의 스케일업을 돕는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효과다.

시가 창업 도시 육성에 나선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민선 지자체 출범 때마다 창업 공간을 새로 만들고 각종 창업 정책도 내놓았지만 창업 생태계 조성은 늘 꿈 같은 일이었다. 창업 공간을 열어도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 인재들이 없으니 파리만 날리고 창업이 활성화되지 않으니 젊은 인재들이 다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악순환만 반복됐다. 젊은 인재들이 몰려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아시아 창업엑스포 ‘플라이 아시아 2023’에 거는 기대도 이 때문이다. 부산은 물론이고 전국, 나아가 아시아 청년들과 투자사들이 부산으로 몰려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부산의 산업 생태계 혁신을 위해서도 창업 활성화는 절박한 과제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도 가속화하고 부산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는 계기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의 정책 실패에서 보듯이 나눠 주기식 파편적 정책으로는 어렵다. 이미 세계 도시들은 스타트업을 위해 금융, 교육, 주거, 복지가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타운을 만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 중인 글로벌창업허브 ‘스페이스 K’ 부산 유치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창업 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위해서는 부산창업청 설립도 시급한 과제다. 창업하기 좋은 도시 부산이 결국,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며 살고 싶어 하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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