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BIFF 개막, 부산은 다시 영화의 바다다
부산 전역, 209편 공식 초청작 상영
전 세계에 진한 울림·메시지 전하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4일 개막한다. 오는 13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올해 BIFF는 영화의전당과 함께 남포동과 동래향교 등 부산 전역에서 펼쳐진다. 69개국에서 출품한 209편의 공식 초청 작품 등 30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젊은 세대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용기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장강명 작가의 베스트셀러 원작 ‘한국이 싫어서’가 선정됐다. 폐막작으로는 유덕화의 ‘영화의 황제’가 대미를 장식한다. 3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수많은 국내외 관객과 스타 감독, 배우가 운집하면서 부산은 ‘영화의 바다’로 변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80년대 홍콩 누아르 영화의 주역인 저우룬파(주윤발) 배우 특별전이 눈길을 끈다. BIFF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저우룬파는 아시아영화인상을 받는다. 영화제 특별 호스트를 맡은 송강호를 비롯해 영화 ‘미나리’ 정이삭 감독, ‘서치’ 주연배우 존 조, ‘도그맨’ 뤽 베송 감독, ‘녹야’의 판빙빙, 송중기, 한효주, 윤여정, 히로세 스즈 배우 등도 레드 카펫을 밟을 예정이어서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평화원정대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트랜스유라시아 2022’도 공개한다.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영화 '독전2' 등이 영화제를 후끈하게 달군다. 올해는 영화·영상 콘텐츠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고 한다.
물론 올해 BIFF가 당면한 숙제도 산적해 있다. 정부가 내년도 ‘국내외 영화제 육성지원사업’ 예산을 절반 가까이 삭감하면서 BIFF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만한 예산 운영 점검은 당연하지만, BIFF가 수많은 영화 예술인과 관련 산업을 키우고, 문화적 창의성과 다양성을 증진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추가적인 육성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사임한 초유의 수장 공백 상태에서 개최되는 영화제인 만큼 인사 내홍과 조직의 사유화에 대한 쇄신책을 마련해야 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성행 등 영화 산업의 급변기에 한국 영화의 방향성도 제시해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도 올해 BIFF가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는 부산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예술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30주년을 앞두고 부산시와 영화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마침 영화제 기간에 부산은 비 한 점 오지 않는 쾌청한 가을 날씨가 예보돼 하늘마저 성공을 돕는 듯하다. 부산시와 부산 시민도 부산국제영화제를 향한 사랑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BIFF의 주인은 시민이다. 부산 시민이 지원하고 만든 우리의 축제라는 점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13일까지 ‘영화의 바다, 부산’에서 세계인이 한데 어울려 감동과 상상의 시간을 즐기기를 기원한다. BIFF가 영화를 통해 전 세계에 진한 울림과 메시지를 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