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경대-해양대 통합, 해양과학 거점 구축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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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 결합 시너지 효과 기대
내부 구성원 공감대 확산도 필요

국립부경대 대연캠퍼스(왼쪽)와 국립한국해양대 아치캠퍼스 전경. 부산일보DB 국립부경대 대연캠퍼스(왼쪽)와 국립한국해양대 아치캠퍼스 전경. 부산일보DB

국립부경대가 지난 5일 국립한국해양대와의 통합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두 대학의 통합 추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두 대학의 통합 필요성은 줄곧 제기돼 왔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인 모습을 띤 것은 처음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근본 위기에다 얼마 전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통합을 전제로 정부 지원을 받는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것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부경대와 해양대도 통합될 경우 재정적 안정은 물론 해양과 수산 분야의 특수성을 모두 살릴 수 있고, 나아가 글로벌 해양도시 부산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주지하다시피, 해양대는 해기사 등 해양항만 분야의 인재를 기르는 곳이고, 부경대는 수산어업 분야의 교육에 특화된 곳이다. 지금은 지역 위기와 함께 대학 경쟁력이 추락하면서 글로컬대학 선정에도 실패해 두 대학 모두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해양대가 교직원과 조교 등 6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86%가 통합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런 절박한 처지를 잘 보여준다. 해양대는 6일 부경대에 통합 관련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고 부경대도 관련 기구를 만들어 설명회·설문조사 등을 통해 통합 논의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라 통합 논의는 전례 없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대학의 통합 효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 전망이 많다. 부경대가 갖고 있는 수산·공업 부문의 전문성에 더해 해양공학 분야에 특화된 해양대의 장점까지 합쳐지는 만큼 해양수산 분야에서 이른바 ‘올라운드’ 인재를 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해양과학 분야의 카이스트’ 설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통합 논의가 단순한 물리적 결합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 해양수산 영역의 혁신과 과학기술 발전을 견인하는 거점 구축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해양도시 부산의 교육과 산업 발전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두 대학의 통합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더 이상 각각의 영역에서 안주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잇단 학령인구 감소에 계속된 등록금 동결로 경쟁력이 약화된 두 대학은 천문학적인 지원을 받는 글로컬대학에도 탈락했다. 여기에 재도전하려면, 앞서 말했듯이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유기적 결합을 통해 대변신의 수준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게 통합 정신의 흔들림 없는 핵심이란 뜻이다. 그런 만큼 대학 내부의 구성원부터 설득하고 통합의 대의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나가는 노력도 요구된다. 재학생과 동문들의 반발이 있을 경우, 이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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