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요동치는 총선판… 정치혁신으로 민심에 다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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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구태 정치에 국민 실망 커
여야, 신뢰할 만한 변화 이끌어 내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12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필두로 22대 총선의 막이 오르자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각 정당의 활동 역시 치열하게 시작됐다. 전국에서 출마 선언이 쏟아졌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알리는 소식도 곳곳에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오히려 착잡하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여야 없이 혁신을 외치고는 있지만 실상은 기존 행태와 별반 다름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두 거대 정당의 폐해를 극복하겠다며 신당 운운하는 세력도 있지만, 그들 역시 이익을 좇아 이합집산하며 거대 양당의 구태를 따를 뿐이다. 우리 정치에서 혁신은 기대난망이라는 탄식이 그래서 나온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혁신을 공언한 지는 오래됐으나 국민이 신뢰할 만치의 변화는 지금껏 없었다. 국민의힘이 어렵사리 출범시킨 혁신위원회는 예정된 일정조차 다 채우지 못하고 조기 해체됐다. 혁신위가 줄곧 요구했던 ‘당내 주류의 희생’을 지도부가 거부하면서 동력을 잃은 탓이다.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제기된 위기 경고음에도 김기현 대표 등 주류는 혁신안을 묵살했다. 민주당 사정도 마찬가지다. 공천 룰을 바꾸면서까지 친명 체제 강화에만 열을 올릴 뿐 혁신에는 오히려 뒷걸음질이다. 선거제 개혁 약속도 득표 셈법에 따라 팽개칠 참이다. 모두 민심과는 한참 동떨어진 행태들이다.

국민들 사이에서 “두 당이 ‘누가 더 못 하나’ 경쟁을 벌인다”는 비아냥이 나와도 달리 할 말이 없게 됐다. 명색이 집권 여당과 제1 야당인데, 이 무슨 낯 부끄러운 모습인가. 그렇다고 해서 근래 여야 없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신당 움직임이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신당과 관련해 특히 주목받는 이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다. 하지만 한때 두 당을 각각 이끌었던 두 사람이 정치혁신 측면에서 자신이 몸 담았던 당과 얼마나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로선 이들이 모토로 내세우는 ‘제3지대’가 아니라 제2의 국민의힘, 제2의 민주당에 그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이 요구하는 바는 지금까지의 정치판을 확 바꾸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은 국민의 그런 요구를 이행하기는커녕 기득권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혁신에도 때가 있는 법이고, 그 때를 놓치면 우리 정치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여든 야든 지금이 혁신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침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3선에 핵심 ‘친윤’으로 분류되는 장 의원이 희생의 형식을 취한 만큼, 국민의힘을 넘어 우리 정치 전체가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구태를 끊고 새로운 정치를 이끌 정당의 출현을 국민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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