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령 중심 부산 1인 가구 급증, 맞춤 행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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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비율 전국 대도시 중 최고
빈곤 대비 복지·지원 체계 새로 짜야

독거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부산의 한 쪽방촌 실내. 부산일보DB 독거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부산의 한 쪽방촌 실내. 부산일보DB

지난해 부산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수가 사상 처음으로 50만 가구를 돌파해 전년도보다 5.1%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3%나 되는데, 이는 전국의 1인 가구 비율 34.5%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어떤 특별·광역시보다도 부산의 60대 이상 1인 가구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잖아도 노인 인구 비중이 높은 부산에 노인 혼자 사는 가구까지 급증한다니 실로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령 1인 가구는 소득과 자산이 적어 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고령 중심의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춰 주거·복지 및 행정 지원 체계를 새롭게 짜야 할 시기다.

전국의 1인 가구 관련 통계는 해가 바뀔 때마다 최고치를 갈아치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는 750만 2000가구로 전년도보다 33만 6000가구가 늘어났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34.5%에 달하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다. 독립해서 사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혼자 사는 노년층도 점차 많아지고 있어서다. 부산 지역만 보면, 전체 가구 144만 8000가구 중 1인 가구는 51만 2000가구나 된다. 부산의 1인 가구 비율이 35%를 넘어선 건 관련 통계가 지역별로 공시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1인 가구는 더 이상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 ‘보편적’ 현상인 것이다.

1인 가구 중 고령층이 많다는 사실은 전국 7대 도시 중 가장 먼저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부산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 연령대별로 살펴볼 때, 70세 이상 비율이 21.7%로 가장 많고 60대가 19.6%로 그 다음이다. 60대 이상이 41.3%나 되는 것인데,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1인 가구 비율 33.3%을 크게 웃돈다. 이는 8대 특별·광역시 중에서도 최고치다. 젊은 층은 그나마 경제활동 기회가 있지만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그런 가능성이 낮다. 1인 가구의 평균 연소득은 전체 가구의 평균 연소득의 절반에 못 미칠 정도로 경제적으로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 1인 가구의 열악한 처지는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누구나 1인 가구가 될 가능성과 함께 살아간다. 미혼과 진학, 취업뿐 아니라 이혼과 사별 같은 비자발적 이유로 1인 가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홀로 사는 경험이 모든 연령대에 걸쳐 있는 사실은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1인 가구는 소득은 적고 주거·생활비와 부채 부담은 높다. 이제는 1인 가구의 이런 약점을 고려해 건강과 의료, 주거 안정성 지원 등을 중심으로 복지 시스템을 손질해야 한다. 특히 부산에 고령 중심의 1인 가구가 늘어난다는 건 좋지 않은 신호다. 그만큼 삶의 질이 떨어지고 행복감이 낮은 사회로 가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적, 제도적 전환과 함께 맞춤 행정 설계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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