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조 투입 남부권 관광개발, 지역균형발전 기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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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해당 지자체, 개발계획 발표
공염불에 그친 전철 밟아선 안 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2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남부권 광역관광계획 발표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2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남부권 광역관광계획 발표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지역민의 숙원인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이 마침내 정부 주도로 본격 추진될 모양이다. 지난 22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관련 개발계획을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문체부가 발표한 계획의 요지는 부산을 비롯한 울산·경남·광주·전남 등 남부권 5개 시도의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내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3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같은 날 유인촌 장관을 비롯해 5개 시도 단체장과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 영남과 호남을 아우르는 지역의 관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과 정책 수립의 계기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로 평가된다.

문체부가 밝힌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은 제법 구체적이다. 남부권을 남동권·남중권·남서권 3대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에 맞는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부산·울산·경남을 주축으로 하는 남동권은 ‘해양문화·휴양관광지대’로 개발한다. 이를 위해 부산에는 ‘송정 해양레포츠 빌리지 조성’ ‘아미산 낙조 관광경관 명소화’ 등의 전략을 추진한다. 경남 서부지역과 전남을 포함하는 남중권은 ‘한국형 웰니스 관광지대’로 조성하고, 광주와 목포를 주축으로 하는 남서권은 ‘남도문화예술 관광지대’로 육성할 방침이다. 각 권역의 고유성을 살린 비전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 하겠다.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은 해당 지역 5개 시도가 오랫동안 구상하며 밑그림을 그려 오던 것을 문체부가 국가전략 차원에서 확정해 추진하는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남부권은 다른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자연·역사·문화적으로 손색이 없는 관광자원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개발을 추진한 탓에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번 문체부의 개발계획 발표와 5개 시도 사이 업무협약 체결로 인해 수도권에 비견할 만한 관광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트인 셈이다. 나아가 이를 통해 동서 지역 상생의 기틀이 마련되는 등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여준다.

중요한 건 실행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행되지 않으면 공염불일 뿐이다. 정부는 과거에도 남해안 일대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광 개발계획을 수차례 발표했다. 그러나 종국에는 흐지부지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그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계획에 따른 후속 절차에 빈틈이 없도록 정부와 해당 지자체, 지자체와 지자체 사이 긴밀한 공조 체제를 갖춰 추동력을 끝까지 살려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행정 지원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테다.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과 관련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공수표는 아닐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빈말에 그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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