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향사랑기부제 연말 특수… 평소 실적 높일 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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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기부액 전체 모금액의 30% 달해
국민 관심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마땅

부산 기장군청에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기장 다시마 세트’. 기장군청 제공 부산 기장군청에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기장 다시마 세트’. 기장군청 제공

고향사랑기부제가 부산에서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7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부산 16개 구·군별 고향사랑기부제 기부 금액과 건수는 연말정산을 앞두고 급증했다. 부산 지자체 중 사상구는 기부액이 전달보다 3배가량 더 모였다고 한다. 부산 각 지자체에 모인 12월 기부액은 올해 전체 누적 모금액의 30%에 달할 정도다. 이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1억 원 수준에 그쳤던 일평균 모금액은 이달 중순에는 6억 원 정도로 크게 뛰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기부를 통한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한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보면 너무나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연말정산이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부한 금액 중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이 공제되고, 10만 원 초과분은 16.5%를 공제받을 수 있다. 기부 금액 30% 이내에서 답례품도 받는다. 연말이라 현재 세금에 신경을 쓸 시기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고무적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고향사랑기부제는 흥행에 참패했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선 연말 기부 급증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10만 원 상당의 소액 기부가 늘어난 게 주된 이유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연말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국민 관심에도 불구하고 답례품 지급 과정에 혼선이 빚어지거나 품질 문제가 지적되면서 보완할 과제도 하나둘 발생한다.

이제 막 시행 1년을 앞둔 고향사랑기부제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온라인 플랫폼 ‘고향사랑e음’은 급증한 접속량을 감당하지 못해 잦은 오류가 생기거나 대기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달부터 현재까지 고향사랑e음에는 수백 건의 민원이 게재됐는데, 상당수가 ‘이중 결제가 됐다’ ‘기부 내역이 사라졌다’ 등의 심각한 오류를 지적했다. 답례품을 공급하는 업체에서는 주문 내역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지자체로 문의하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비계 삼겹살’ 같은 답례품 품질 문제가 불거져 다른 지자체도 품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자체가 국민의 관심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사회와 농어촌의 현실을 볼 때 절실한 제도다. 지방재정의 숨통을 틔우는 마중물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국민이 고향사랑기부제에 관심이 높아졌을 때, 문제점에 대한 지자체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는 평소 실적을 높일 대책이기도 하다. 전국 지자체는 주요 기부층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전국 답례품 선호도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화된 답례품 개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창의적인 기부 캠페인, 기업과의 협력 강화 등을 꾀할 필요가 있다. 지금보다 답례품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연말뿐 아니라 1년 내내 기부가 답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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