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시동 거는 ‘찐윤 3인방’… 총선 종착역은 어디?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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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캠프 때부터 지근거리 보좌
주진우, 공천보다 본선이 ‘가시밭’
박성훈, 서부산 험지행 거부 변수
장예찬, 수영 현역과 경선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이른바 ‘찐윤’으로 불리는 주진우(49)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박성훈(53) 전 해양수산부 차관, 장예찬(36)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부산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여권 내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모두 해운대갑, 수영 등 보수 지지세가 강한 동부산권 출마를 원하면서 이들 사이에도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대통령 측근의 ‘양지’ 출마에 대한 당 안팎의 복잡한 시선 속에 이들의 안착 여부에 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 대통령실을 나온 주 전 비서관은 조만간 부산으로 귀향해 표밭갈이에 나선다. 검사 시절 ‘윤석열 라인’의 막내 격으로 윤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그는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명된 직후 당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도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대의 젊은 나이에 업무 역량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주 전 비서관에 대해 여권 핵심 인사들도 “차세대 리더로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 전 비서관은 당초 연고지인 수영 출마를 검토하다 하태경 의원의 ‘서울행’ 이후 무주공산이 된 해운대갑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의 신임 강도, 여권 내부 기류를 감안할 때 주 전 비서관의 공천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통령 측근의 ‘무혈 입성’에 대한 지역 여권의 분열 가능성,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본선 주자로 유력한 홍순헌 전 구청장의 벽을 넘어서는 일은 주 전 비서관의 개인 역량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박 전 차관도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초기부터 함께 한 측근이다. 캠프, 인수위를 거쳐 대통령실에선 국무회의에 상시 배석하며 선임 비서관 역할을 했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대두된 이후 해수부 차관으로 발탁돼 여론 악화를 막는 ‘구원 투수’ 역할을 소화했다. 당초 여권 지도부는 국회와 당, 부산시 고위직을 두루 거쳤고, 특히 부산시장 선거 경선 경험까지 있는 그가 서부산 험지에 출마해 야당 현역 지역을 탈환하기 원했지만, 박 전 차관은 해양 관련 커리어를 활용하기 적지라는 점에서 해운대갑 출마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쉬운 길만 가려한다”는 다소 박한 평가도 나온다. 그렇더라도 박 전 차관이 지역 여권의 흔치 않은 인재라는 점에서 연고지인 부산진구 차출 등 어떤 방식으로든 쓰임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 전 최고위원 역시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초기부터 함께 한 대선 공신이다. 각종 정책과 이슈에 대한 당의 ‘화력 지원’이 필요할 때 윤 대통령이 직접 찾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장 전 최고위원은 9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수영구 출마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다. 전날 출판기념회와 출마선언을 서울에서 한 그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스타 정치인’이 부산을 대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앙 인맥, 인지도를 활용한 ‘고공전’으로 지역 기반이 강한 현역 전봉민 의원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셈법으로 읽힌다.

다만 그 역시 당의 서부산 험지 출마 요구에도 상대적으로 쉬운 길을 택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내에선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장 전 최고위원의 출마 지역에 대해 아직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역 여권 인사는 “대통령 최측근 3명의 공천 여부는 전체 선거 지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부산 지역의 쇄신 공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일부 ‘희생’하는 면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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