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도권은 ‘민심’ 영남권은 ‘당심’ 업은 후보자 낸다
공관위 첫 회의서 ‘이기는 공천’ 강조
당원 투표 50%·여론조사 50% 틀 수정
당심·민심 비율 지역별 차등화 검토
영남권 현역 컷오프 사전 포석 시각도
한동훈 “국회의원 250명으로 축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첫 회의를 열고 4·10 총선 후보자 공천 작업에 돌입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이고,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은 당심에 비중을 두는 ‘경선 룰’ 변경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기는 공천’을 위해 지역별 경선 룰 차등을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아닌 데는, 국민의힘을 지원하는 비율이 10%밖에 없다면 90%의 뜻을 모르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도 참여해야 한다. 우리를 반대하더라도 국민 뜻이 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선 룰은 ‘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반영 방식이다. 정 위원장의 발언은 경선 룰을 손질해 수도권에서는 전반적인 민심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위원장은 격전지로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을 꼽으며 “네 군데서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데이터에 기초한 시스템 공천을 할 텐데 좋은 사람들이 많이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TK) 등 당원이 비교적 많은 지역은 경선 시 당원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당원들 뜻 안에 국민 여론이 충분히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영남권의 경우 ‘당심’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실제 국민의힘 당원 비중이 높은 영남에서는 당내 경선에 대해 당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그러나 당원 비중을 높일 경우, 현재 당원 관리를 하고 있는 현역 의원 등 당협위원장들이 더 유리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쇄신 공천 방향에 부합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영남권에서 대규모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를 관철시키기 위한 공관위의 사전포석 아니냐는 시각도 보인다. 현역들에게 유리한 방식의 경선을 실시해 컷오프 이후 영남권 현역들의 동요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총선 예비 후보들에게 ‘선거운동 원칙’을 내세우며 갈등 조장, 막말과 음해, 당내 분란 야기 금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갈등을 조장하는 선거운동을 하거나 요새 이슈되는 막말 또는 음해를 통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선거운동, 당내 분란을 야기하는 선거운동을 하지 말 것을 예비후보들에게 말씀드린다”며 “이런 3대 불가 원칙에 반하는 불미스러운 선거운동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공천 심사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수도권에서 청년·여성 인재를 적극적으로 등용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민생·지역 일꾼을 뽑겠다는 공천 기본 원칙도 제시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총선의 가장 경합지는 서울·경기·인천으로 보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진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겠다. 특히 청년, 여성 인재, 유능한 정치 신인의 적극적인 발굴과 등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천 3대 기본 원칙으로는 ‘국민 눈높이·민생·지역 일꾼’을 꼽았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겠다”며 “선거 때만 민생을 외치다가 선거 이후 민생을 돌아보지 않는 후보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지역민들에게 헌신한 지역 일꾼을 존중하겠다. 주권자인 지역민이 선호하는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며 ‘국회의원 정원 축소’를 네 번째 정치개혁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한 위원장은 ‘이재명 저격수’를 자임해 온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소개하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맞붙기 위해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