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진땀승’ 한국, 8강 상대는 호주…체력·옐로카드 변수, 우승까지 ‘첩첩산중’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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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경기종료 직전 조규성 극적 동점골
승부차기 조현우 선방쇼, 4-2 승리
8회 연속 8강 진출, 사흘 뒤 호주전
2시간 넘는 혈투, 체력 회복 관건
옐로카드 10명 ‘경고누적’ 조심해야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한국의 네 번째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8강 진출을 결정짓는 슛을 성공시킨 뒤 조현우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한국의 네 번째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8강 진출을 결정짓는 슛을 성공시킨 뒤 조현우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조규성이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조규성이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린스만호가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물리치고 아시안컵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사흘 만에 호주와 또 한 번 결전을 치러야 하는 등 64년 만의 우승 가도 앞에 ‘첩첩산중’이 펼쳐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연장 승부차기 끝에 물리쳤다.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클린스만호는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후반 1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종료 직전 조규성이 극적인 헤더 동점골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조현우가 사우디 3·4번째 키커의 슛을 막아내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의 8강전 상대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호주다. 이에 16강만 넘으면 비교적 남은 토너먼트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우디와 2시간 넘는 혈투를 벌이면서 체력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호주는 우리보다 이틀 먼저인 지난 28일 오후 8시 30분 16강전을 치러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4-0 완승을 거뒀다.

8강전이 열리는 3일 오전까지 호주는 122시간의 여유가 있는 반면 한국은 휴식 시간이 채 70시간이 되지 않는다. 특히 호주팀은 체격과 스피드가 강점이어서 클린스만호가 얼마나 빨리 체력을 회복하느냐가 4강 진출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16강전 직후 인터뷰에서 “조 1위를 해서 이런 일정을 피하고 싶었는데, 조 1위를 못 했으니 감당해야 한다”면서도 “남은 시간이 적지 않고,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긴 시간이다. 오늘 승리가 팀 분위기에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과 함께 ‘경고 누적’도 변수로 떠올랐다. 조별리그부터 이날 16강전까지 한국팀은 무려 10명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조별리그 바레인과 1차전에서 박용우(알아인)·김민재(뮌헨)·이기제(수원)·조규성(미트윌란)·손흥민(토트넘), 요르단과 2차전에서 황인범(즈베즈다)·오현규(셀틱),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선 이재성(마인츠)에게 경고가 주어졌다. 이어 사우디전에선 김영권(울산)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망)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선 4강전부터 옐로카드가 초기화되기 때문에 이들 중 8강전에서 옐로카드를 1장 더 받으면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뛸 수 없게 된다. 특히, 공수의 핵심인 손흥민·이강인·조규성·이재성·황인범과 김민재·김영권이 호주전에서 경고 누적을 받을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강인은 “어떤 선수도 카드 부담을 생각하며 경기를 뛰지 않는다”며 “8강에서도 적극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한국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부터 8회 연속 아시안컵 8강 진출을 달성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6월 엘살바도르와 평가전부터 이어온 A매치 무패 행진을 12경기(7승 5무)째 이어갔다. 승부차기는 공식 기록상 무승부로 간주해, 한국과 사우디의 통산 전적은 5승 9무 5패로 균형을 유지했다.

아울러 클린스만 감독은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감독과 ‘스타 출신 감독’ 대결에서도 판정승했다. 지난해 9월 평가전에서도 클린스만호가 1-0으로 만치니의 사우디를 꺾었다.

만치니 감독은 이날 승부차기에서 사우디의 두 번째 실축이 나오자 벤치를 떠나 ‘조기 퇴근’ 논란을 낳기도 했다. 만치니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사과한다.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며 “누구든 존중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준결승에 진출하면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오른 타지키스탄과 요르단전 승자와 만난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한국 조현우가 사우디의 슛을 막아내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한국 조현우가 사우디의 슛을 막아내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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