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도 ‘험지 출마’ 요청…서병수 "수용" 김태호 무소속 강행?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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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병수·김태호 험지 출마 요청
서병수 북강서갑 "수용", 김태호 양산을 미지수
4년 전에도 험지 출마 요청
민주 전재수·김두관과 대결 이목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부산일보DB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부산일보DB

국민의힘이 부산진갑 지역구 현역인 5선 서병수 의원을 부산 북강서갑에,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지역구 둔 3선 김태호 의원에게 경남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다. 두 곳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현역으로 있는 당내 '험지'로 꼽힌다. 당내 중진들에게 낙동강벨트 지역구 탈환을 공식 요청한 것이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을 향한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은 4년 전 21대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재현된 모양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시 부산진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대항마로 서 의원을 징발한 바 있다. 서 의원은 '친정'인 해운대에서 부산진갑으로 옮겼음에도 김 후보를 꺾고 5선 고지에 올랐다. 부산시장을 지낸 중진 의원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역구 변경에도 승리한 것이다. 서 의원은 당으로부터 지난주 험지 출마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당의 공식 요청이 오면 응하겠다는 소신을 밝혀온 서 의원은 당의 요청을 수용, 북강서갑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 서 의원은 이날 <부산일보>에 "내일(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며 "당의 북강서갑 출마 요청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강서갑은 민주당 재선 전재수 의원이 버티고 있다. 그간 전 의원의 대항마를 찾지 못했던 국민의힘은 서 의원 투입으로 낙동강벨트 탈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반면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현역인 김 의원은 최근까지도 '고향을 지키겠다'며 동일 지역구 출마 의지를 밝혀왔다. 당이 김 의원에게 출마를 요청한 경남 양산을은 민주당 재선 김두관 의원이 버티는 지역구다.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당의 요구를 수용한 서 의원과 달리 김 의원의 험지 수용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 총선에서 김형오 공관위는 김 의원에게 경남 내 험지로 꼽히는 창원 성산 지역구 출마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결국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3선 고지에 올랐다. 지난 총선에서 당의 공식 요구에도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만큼, 이번에도 김 의원이 당 요청에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지 이목이 쏠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태호 위원장이 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외통위는 여야 합의로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태호 위원장이 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외통위는 여야 합의로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들 중진 의원들이 험지 출마로 희생을 한다면 총선에 또 다른 바람이 될 것이라고 출마 요청 수용을 당부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 서병수 의원에게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있는 부산 북강서갑으로 출마해 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렸다"며 "(서 의원은) 지금까지 소신있게 의정활동을 해오셨고, 당이 힘들 때도 당을 지켜오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남 지역 김태호 의원에게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있는 경남 양산을 출마를 부탁드려놓은 상태"라며 "경남에서 낙동강 벨트를 사수하고 찾아오면 이번 총선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장 사무총장은 두 의원으로부터 답을 들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두 분 정도면 당을 위해서 충분히 헌신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절한 시기에 답을 하시지 않을까 싶다"라며 "추가로 어떤 분들에게 당을 위해 헌신해 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릴지는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장 사무총장은 "우리 당으로서 꼭 이겨야 하는 전략지역들이 있다. 정치 신인을 내보내서는 이기기 힘든 지역,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으면 이기기 힘든 지역으로 중진들이 가셔서 희생해 주신다면 선거에서 또 하나의 바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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