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홈 경기’ 한국탁구, 4강 넘어 결승까지 새 역사 쓸까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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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계탁구선수권 관전 포인트
열광 응원 속 홈서 좋은 성적 기대
남자팀 결승 시 16년 만의 ‘은’ 확보
여자팀 4강 진출 시 12년 만의 '동'
국내 대회 심리적 부담 극복 관건

1991년 지바 대회 때 남북단일팀을 꾸려 중국을 꺾고 세계 정상에 오른 ‘코리아’ 여자팀.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1991년 지바 대회 때 남북단일팀을 꾸려 중국을 꺾고 세계 정상에 오른 ‘코리아’ 여자팀.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2018년 할름스타드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대회 도중 전격적으로 다시 한 번 남북단일팀을 결성한 ‘코리아’ 여자팀.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2018년 할름스타드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대회 도중 전격적으로 다시 한 번 남북단일팀을 결성한 ‘코리아’ 여자팀.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사상 첫 홈 이점을 살려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6~25일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부산 대회에는 홀수 해엔 개인전, 짝수 해엔 단체전을 여는 국제탁구연맹(ITTF) 방식에 따라 여자팀과 남자팀으로 나눠 경기를 진행한다. 한국은 남자대표팀에 장우진(28·세계14위), 임종훈(27·한국거래소·18위), 이상수(33·삼성생명·27위), 안재현(24·한국거래소·34위), 박규현(18·미래에셋증권·179위), 여자대표팀은 신유빈(19·대한항공·8위),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22위), 이시온(27·삼성생명·46위), 이은혜(28·대한항공·66위), 윤효빈(25·미래에셋증권·159위)이 출전한다.

한국탁구는 역대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에서 남녀 통틀어 28차례 시상대에 올랐다. 여자팀은 금메달 2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 등 모두 17개를 따냈고, 남자팀은 은메달 2개, 동메달 9개 등 11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1956년 제23회 도쿄 대회 때부터 세계를 향한 도전을 시작한 한국탁구의 첫 메달은 여자단체전에서 나왔다. 1959년 도르트문트(서독) 대회에서 조경자·최경자·황율자로 구성된 여자팀이 은메달을 따냈다. 첫 금메달은 1973년 유고(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세계선수권이다. 정현숙·박미라·이에리사·김순옥·나인숙 등이 예선·결선리그를 전승으로 장식하며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세계 제패를 이뤄냈다.

1991년 지바(일본) 대회 때는 남북단일팀 ‘코리아’가 정상에 올랐다. 당시 9연패를 노리던 중국보다 객관적 전력상 아래였던 코리아 여자팀은 현정화·이분희 등 남북 선수들이 절묘한 시너지를 내며 극적으로 만리장성을 넘었다. 2018년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 때는 여자팀 8강전에서 남한과 북한이 만나자 전격적으로 단일팀을 결성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73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세계 제패를 이뤄낸 탁구 여자대표팀.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1973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세계 제패를 이뤄낸 탁구 여자대표팀.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2022년 청두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탁구 남자대표팀.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2022년 청두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탁구 남자대표팀.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한국 남자팀은 1995년 중국 톈진 대회 때 동메달로 입상 물꼬를 텄다. 오상은·주세혁·유승민 3인방의 활약을 앞세워 2006년 브레멘, 2008년 광저우 대회 때 2연속 결승에 진출했지만 중국의 벽에 막혀 은메달에 머물렀다. 남자팀은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부터 2022년 청두 대회까지 최근 3연속 4강에 진출해 동메달을 따냈다. 현 대표팀 멤버 중 장우진이 최근 3연속 출전했고, 이상수는 2016·2018년 대표였다. 2018년 대회에 참가한 임종훈은 이번에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고, 안재현은 2022년 대회에 이은 연속 출전이다. 신예 박규현은 단체전이 처음이다.

최근 들어 여자탁구 성적은 남자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하다.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 동메달 이후 2014·2016년 대회 때 연속으로 16강에 그쳤다.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 남북단일팀 4강 이후 직전 2022년 청두 대회 때 다시 16강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여자팀 멤버 중 전지희만 단체전 메달(2018년)이 있다. 에이스 신유빈은 이번이 첫 단체전 출전이다.

이번 부산 대회는 2024 도쿄올림픽 출전권(남녀 8장씩)이 걸려 있어 어느 대회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처음으로 홈 팬들의 응원 속에 경기를 치르게 돼 좋은 성적을 거둘 기회다.

남자팀이 결승에 오를 경우 16년 만에 은메달을 확보한다. 여자팀은 4강에 진출하면 12년 만의 남한 단독 동메달, 결승에 오르면 29년 만의 은메달 확보다. 메달이 금빛으로 바뀐다면 남자팀은 최초, 여자팀은 33년 만이다. 훈련단장을 맡아 진천선수촌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유남규 감독(한국거래소 탁구단)은 “국내 대회의 경우 메달이 절실한 만큼 부담감이 클 수 있다”며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에도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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