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극장가 승자는 ‘웡카’…신작 3편 아쉬운 성적표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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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관객수 지난해보다 감소
한국 영화 1위는 ‘시민덕희’
OTT 관람·대작 부재 등 영향

티모테 샬라메 주연의 영화 ‘웡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티모테 샬라메 주연의 영화 ‘웡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이번 설 연휴 극장가에서 승기를 잡은 영화는 티모테 샬라메 주연의 ‘웡카’였다. 출사표를 던졌던 한국 영화 신작 세 편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번 연휴엔 블록버스터급 대작이 없는 데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영화 관람 형태가 옮겨간 영향 등을 받아 전체 관객 수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설 연휴 첫날인 9일부터 11일까지 전체 관객 수는 159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53만여 명이 극장을 찾은 셈이다. 지난해 설 연휴인 1월 21일~23일 사흘간 전체 관객 수는 200만여 명이었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24일에도 63만 4000여 명이 극장을 찾았었다.

이번 설 연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웡카’였다. 이 작품은 연휴 사흘간 52만 2000명을 모았다. 박스오피스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지만, 명절 연휴가 전통적인 극장가 대목으로 여겨지는 걸 고려하면 적은 숫자다.

보이스피싱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 ‘시민덕희’ 스틸컷. 쇼박스 제공 보이스피싱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 ‘시민덕희’ 스틸컷. 쇼박스 제공

한국 영화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배우 윤여정이 나선 ‘도그데이즈’는 사흘간 15만 2000명을 모았다. 박스오피스는 3위를 기록했다. 조진웅·김희애 주연의 ‘데드맨’은 같은 기간 11만 7000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나문희·김영옥 등 시니어 배우들이 나선 영화 ‘소풍’은 이 기간 9만 8000명을 모아 6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시민덕희’는 설 연휴 35만 3000명의 관객을 끌어들여 나름 선방한 결과를 받았다. 박스오피스는 2위다.

눈에 띄는 건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선전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이 다큐멘터리는 설 연휴 사흘간 14만 7000명이 관람했다. 이 작품은 박스오피스 4위에 올라 있다.

이번 설 연휴 기간 뚜렷한 흥행작이 나오지 않은 건 한국 영화 중심에서 흥행몰이할 대작이 없었고, OTT로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문화가 예전보다 자리 잡은 영향으로 보고 있다. 껑충 뛴 영화 티켓값과 이번 연휴 주말이 포함된 점도 관객 동원에 한계로 작용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올해는 중소 규모 영화로 승부를 보려고 했지만, 관객을 모으는 데 충분하지 않았던 걸로 보인다”면서도 “예상보다도 훨씬 적은 관객 수에 놀라긴 했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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