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급 후보 집중 견제… 내 인지도 무게 실리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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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눌러 본인 체급 높이기
중영도 김비오 HMM 1인 시위
조승환 전 해수부 장관 겨냥해
해운대갑 주진우에 공세 잇달아
진보당도 이례적 비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예비후보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예비후보 페이스북 캡처

설 연휴를 마친 부산 여야 후보들이 본격적인 판짜기에 들어갔다. 여야 모두 본선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중량급 후보의 기를 꺾는 동시에 후보 본인의 체급을 높이는 데 열을 올린다.

중영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예비후보가 최근 부산역 앞에서 정부의 HMM(구 현대상선) 졸속 매각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해운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며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민간 매각을 추진해 왔다. 김 후보가 지역구 현안이 아닌 해운업계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건 중영도 유권자 중 해운업 종사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국민의 세금으로 살려낸 컨테이너 선사를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과정 속에서 매각하는 건 안 될 말”이라며 “총선 선거운동 중이지만 지역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를 내어줘야 한다는 의지로 1인 시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1인 시위는 중영도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다분히 의식한 행보이기도 하다. 조 전 장관은 임기 동안 해운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달 중영도에 국민의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조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면서 대대적인 세몰이에 나선 상태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역구 유권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민영화 이슈를 선점하고자 장관 출신인 여당 예비후보에 샅바싸움을 건 셈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해운업을 아는 사람이라면 공공의 마인드로 운영하기 쉽지 않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는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이 아니었다면 HMM은 보다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경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해운업 성장을 위해서라도 민간이 운영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야당 예비후보의 비판을 일축했다.

해운대갑에서는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뚜렷하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주 전 비서관이 국민의힘 유력 주자로 대두되며 여야 모두 주 전 비서관을 향한 공세가 집중된다. 여당 내에서는 한 발 먼저 선거운동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대통령의 최측근이 첫 출마지로 보수세가 강한 해운대갑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의 우선공천(전략공천)”이라며 반발하면서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지형 예비후보는 최근 성명을 통해 “주 후보의 공천 신청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고, 해운대갑이 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다는 기준이 발표되면서 선거가 불리한 구도로 몰리고 있다”면서 “주 예비후보는 정치신인답게 당당히 경선에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예비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중앙당에서 시스템 공천을 하기로 했고 세밀한 기준을 마련해 공정하게 공천할 것이다. 개별 후보가 공천기준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자 이를 공개적으로 걸고넘어진 것이다.

주 후보가 총선 출마 후 처음으로 낸 메시지에는 진보당이 이례적으로 비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주 후보가 지난 4일 SNS를 통해 “빵집, 카페, 식당 등 부산에 있는 모든 업장 중 25%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는다”며 최근 유예안 처리를 반대한 야당을 비판하자 진보당이 성토에 나선 것이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기자회견에서 “현장을 모르는 검사식 화법”이라며 주 후보를 비난했다.

한편, 명절 직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 주 후보는 “산업은행의 부산이전 방해는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략용 법안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막 통과시키면서 산업은행 이전 법률은 발목을 잡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거대 의석을 가지고도 국회에서 산업은행 이전을 끝내 안 해준다면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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