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경로' 가상자산, 작년 자금세탁 의심거래 49%↑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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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등 법집행기관 통보 건수 전년比 90% 증가
FIU, 선제적 의심거래 정지제도 도입


지난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등 금융 범죄 의심 적발 건수가 전년 대비 49% 늘었다. 이정훈 기자 ljh@ 지난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등 금융 범죄 의심 적발 건수가 전년 대비 49% 늘었다. 이정훈 기자 ljh@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등 ‘어둠의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에 신고된 의심거래 건수만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4일 지난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의심거래보고 건수가 전년 대비 49% 늘었다고 밝혔다.

자금세탁의 대표적인 수법은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으로 물품 대금을 이체받아 현금화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는 자금세탁 또는 불법 환치기 후 세탁한 자금으로 면세품을 구매 대행하는 방식으로 불법 자금을 이용해 밀수출한 혐의다.

가상자산 투기세력이 ‘김치 프리미엄’을 악용해 불법 외환유출로 대거 수익을 거두는 수법도 드러났다.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와 비교해 얼마나 높은가를 뜻한다.

김치 프리미엄 수법은 우선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구입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한다. 이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매각한 뒤 가상자산 매각 대금을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송금한다. 허위 무역대금 등의 명목으로 해외업체 계좌로 외화 송금하는 과정을 밟는다.

이 과정에서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높은 점을 이용해 수익을 공제한 뒤 다시 돈을 모아(재집금) 이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김치 프리미엄을 취득한다.

FIU는 이러한 수법을 고도화한 결과 지난해 가상자산 관련 범죄 의심 사례로 검찰·경찰·국세청 등 법집행기관에 통보한 건수가 전년 대비 90% 늘었다고 전했다.

통보 사례는 불공정거래행위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가상자산 발행업자, 가상자산 투기 세력의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한 불법 외화 유출 사범, 가상자산을 악용해 마약을 유통한 혐의자 등이다.

FIU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불법사금융 의심 거래에 대한 전략적 심사 분석도 실시했다. 심사 결과 국세청·경찰청에 불법사금융 의심 사례 100여 건을 통보했다. 미등록 대부업체를 운영하며 연 300% 이상의 고금리 이자를 수취하거나, 다른 대부업자와 연계해 수십억 원을 대부하고 이자 수익 신고를 누락하는 등 미등록 대부업 혐의가 의심되는 사례들이다.

FIU는 신종·민생범죄 근절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거래내역과 복잡한 이동 경로를 추적·분석할 수 있는 ‘가상자산 전용 분석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등 심사분석기법을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범죄의 신속한 적발과 범죄수익의 효과적 환수를 위한 ‘선제적 의심거래 정지제도’ 도입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FIU 관계자는 “가상자산, 불법 사금융, 마약, 도박 등 신종·민생 범죄 관련 금융정보 분석을 강화하겠다”며 “최신 유형·사례를 금융회사에 적극 공유하고, 심사 분석 인력을 집중 투입해 실효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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