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창원·경남 'SMR 파운드리 허브'로 키운다(종합)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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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창원서 '원전산업 민생토론회…"원전 최강국 도약"
박완수 지사, SMR 제작지원센터 경남 유치 건의
올해 원전 일감 3.3조원으로 확대…특별금융 1조원 공급
"원전 생태계 질적 고도화"…5년간 4조원 연구개발 투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열린 열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열린 열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창원·경남 지역을 소형모듈원전(SMR) 클러스터로 집중 지원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SMR 파운드리(제작) 허브'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반도체 파운드리와 마찬가지로 원전 분야에서도 모듈형 제작·설치가 가능한 SMR이 확산함에 따라 글로벌 SMR 위탁 생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지난해 3조 원 공급됐던 원전 일감을 올해는 3조 3000억 원으로 확대 공급하고, 원전기업들에 대한 특별금융 프로그램도 지난해 5000억 원에서 올해는 1조 원 규모로 배로 늘려 공급한다. 정부는 또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R&D)을 SMR과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유망기술 중심으로 혁신하고, ‘원전 생태계 질적 고도화’를 위한 R&D에 향후 5년간 4조 원을 투자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 민생토론회에서 "생태계 온기 회복을 넘어 ‘원전산업의 질적 고도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원전 최강국으로 거듭나겠다"면서 이같은 내용의 ‘정부의 원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SMR은 발전 용량 300MW(메가와트)가량의 '미니 원전'이다. 일반적인 대형 원전 1기의 발전 용량 1000MW의 3분의 1 수준이다. 원자로, 가압기, 증기 발생기 등이 분리되지 않고 일체형으로 된 소형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SMR은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 속에 차세대 청정에너지 공급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선도기업들은 오는 2030년대 초 SMR 상용화를 목표로 규제 기관 심사 등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미 창원·경남 지역에 자리 잡은 우수 원전 기자재 업체들의 역량을 활용해 이 지역을 'SMR 클러스터'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특히 창원·경남의 원전 기업들은 해외 SMR 설계기업 원자로 생산에 참여하는 등 관련 공급망에도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날 안덕근 장관에게 원전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SMR 제작지원센터의 경남 유치를 정부에 건의하고 나섰다. SMR 제작지원센터는 SMR 기자재 제조용 로봇기술을 활용해 원전 중소·중견기업의 시제품 제작, 공동 장비 활용, 공동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정부는 원전 업계의 일감을 추가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원전 업계에 공급된 일감 규모는 2022년 2조 4000억 원, 2023년 3조 원을 거쳐 올해는 3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우선 신한울 3·4호기 건설로 인한 일감이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기준 1조 원 규모로 풀릴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원전 업계를 대상으로 한 특별금융 지원도 올해 1조 원대 수준으로 강화된다. 지난해 원전 업계 특별금융 지원은 융자와 보증을 합쳐 총 5000억 원 수준이었다.

정부는 또 원전산업 연구개발(R&D) 지원을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유망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4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크고 작은 원전 생태계 기업들의 자체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세제 개편도 추진한다. 정부는 조만간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개정해 대형 원전의 '설계 기술'에 국한된 투자 세액공제 대상을 '원전 제조 기술' 전반으로 크게 넓힌다. 또 차세대 원전으로 유망한 SMR의 투자 세액공제 대상도 '제조 기술의 일부'에서 '전체 제조 기술'로 확대한다.

이 같은 세액공제 대상 확대를 통해 앞으로 원전 생태계 중소·중견기업의 설비 투자세액 공제율은 현재의 10%, 3%에서 각각 18%, 10%로 늘어난다.

윤석열 대통령은 "원전이 곧 민생"이라며 "정부는 원전산업 정상화를 넘어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전폭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해외 원전 수주 성과를 언급하며 "먼저 (올해) 3조 3000억 원 규모의 원전 일감과 1조 원 규모의 특별금융을 지원하겠다"며 "계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지급을 통해 기업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원전산업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SMR을 포함한 원전산업지원특별법을 제정하겠다"며 "합리적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금년 중에 수립하고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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