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호텔 여행용가방에 빈대 붙여 오지 않으려면 [트래블 tip톡] ⑪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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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고를 때 예약사이트 댓글 확인 필수
최신 내용에 빈대 관련 글 나오면 피해야

호텔 도착하면 일단 욕조 안에 가방 보관
객실서 빈대 출몰하지 않는 유일한 공간

침대, 커튼 등 솔기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빨갛거나 갈색 반점은 빈대 흔적 가능성
발견 즉시 증거 확보해 프런트에 신고를

귀가하면 거실에서 짐부터 서둘러 풀어야
옷 등은 세탁기‧건조기에서 고온 세탁‧건조

요즘 외국에 가는 여행객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빈대다. 전 세계적으로 호텔, 호스텔을 불문하고 각종 숙소에 빈대가 출몰하기 때문이다. 빈대는 이동성 곤충인 데다 아주 미끄러운 표면에도 잘 달라붙는 특징을 가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호텔에 서식하는 빈대가 여행용가방에 붙어 집까지 따라올지도 모른다는 게 여행객의 걱정이다. 외국 호텔에 갔을 때 어떻게 하면 빈대가 여행용가방에 숨어 집까지 따라오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을까. 그 요령을 알아본다.

빈대는 이동성 곤충이어서 객실에 숨어 있다가 여행용가방으로 옮겨 집으로 따라가기도 한다. 이미지투데이 빈대는 이동성 곤충이어서 객실에 숨어 있다가 여행용가방으로 옮겨 집으로 따라가기도 한다. 이미지투데이

■여행용가방은 일단 욕조에

무엇보다 우선 호텔을 고를 때에는 여러 호텔예약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최근 댓글을 읽어봐야 한다. 댓글에 빈대 이야기가 나오면 그 호텔을 기피하는 게 좋다. 만약 댓글이 오래된 것이고 이후에는 빈대 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 빈대를 박멸했다는 뜻이다.

대부분 여행객은 숙소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여행용가방을 객실 바닥에 그냥 놓거나 침대, 테이블에 올려둔다. 이 같은 무신경한 행동 하나가 ‘빈대와의 동행’을 불러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행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우선 “숙소에 가면 여행용가방을 일단 욕실의 욕조 안에 놓아야 한다. 그리고 객실을 샅샅이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여행용가방을 일단 욕조에 갖다 놓으라고 하는 이유는 빈대의 특성을 고려해서다. 빈대가 가장 좋아하는 서식지는 침대, 서랍, 커튼 등 사람 눈이 미치지 않는 어둡고 구석진 곳이다. 낮에는 이런 곳에 숨어 있다가 주변이 캄캄한 새벽 2~5시 무렵에 출몰해 사람 피를 빨아먹거나 여행용가방에 몰래 숨는다.

호텔 객실에 들어가면 여행용가방을 우선 욕조에 놓고 빈대가 있는지를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 픽사베이 호텔 객실에 들어가면 여행용가방을 우선 욕조에 놓고 빈대가 있는지를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 픽사베이

빈대가 사람 눈이 미치지 않는 어둡고 구석진 곳에 서식한다는 말은 거꾸로 설명하면 ‘사람 눈이 미치는 밝고 노출된 곳’에는 서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호텔 객실에서 이런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장소는 바로 욕조다. 빈대가 숨을 곳이 없는 유일한 장소다. 사용한 수건을 욕조에 넣어두는 사람이 많은데, 수건은 매일 교체되기 때문에 빈대가 숨었더라도 바로 제거된다.

호텔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여행용가방을 욕조에 놓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가방을 내려놓더라도 빈대가 숨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여행용가방을 안전하게 처리한 다음에는 침대, 서랍, 커튼, 옷장, 카펫 등 어둡고 구석진 곳은 물론 조명등, 벽걸이 액자까지 샅샅이 살펴야 한다. 침대의 경우 머리판부터 살펴야 한다. 이어 시트, 베개, 이불, 매트리스, 박스스프링 순으로 살펴야 한다. 눈으로 대충 보기만 해서는 안 되며, 솔기와 지퍼까지 잘 봐야 한다. 확실하게 살피려면 휴대폰 손전등을 켜서 보는 게 바람직하다.

커튼을 볼 때도 침대처럼 솔기를 잘 살펴야 한다. 옷장 같은 경우 문틈과 아래쪽 도르래 사이도 잘 봐야 한다. 다 자란 빈대는 4~5mm이지만 어린 빈대는 모래알만한 1~2mm로 매우 작기 때문에 절대 눈으로 대충 훑어봐서는 안 된다. 아주 작고 빨갛거나 갈색인 자국이 있다면 빈대가 숙박객 피를 빨아먹고 달아나다 남긴 흔적일 가능성이 있다.

빈대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거나 한 마리를 잡아 컵에 담아 증거로 보관해야 한다. 빈대를 봤거나 잡았거나 빈대 핏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하면 반드시 호텔 프런트에 연락하고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호텔 측은 대부분의 경우 방을 교체해주고 방을 곧바로 소독한다.

어디에서도 빈대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비로소 여행용가방을 방으로 가져가도 된다. 가방은 반드시 가방 거치대에 올려둬야 한다. 대부분 거치대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다리가 달려 있는데 빈대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매우 싫어한다.

호텔 방을 샅샅이 뒤졌어도 빈대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여행용가방을 아예 욕실 욕조에 계속 놔두면 된다. 샤워할 때만 잠시 거치대로 옮기고 샤워가 끝나면 다시 욕조로 가져다 놓는 것이다. 아니면 객실의 나무 의자를 꼼꼼히 살핀 뒤 욕실에 갖다놓고 여행용가방을 올려 둬도 된다.

빈대를 잡아내려면 침대 곳곳은 물론 매트리스 커버와 시트 솔기까지 잘 확인해야 한다. 픽사베이 빈대를 잡아내려면 침대 곳곳은 물론 매트리스 커버와 시트 솔기까지 잘 확인해야 한다. 픽사베이

■여행용가방을 침대에 놓지 말라

여행전문가들은 여행용가방이나 카메라가방 등을 절대 침대나 의자 위에 놓아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옷을 갈아입을 때도 헌옷을 침대에 오래 놓아둬서는 안 된다. 어딘가에 숨어 있던 빈대가 감시가 소홀한 틈새를 노려 열린 가방 안에 들어가거나 옷에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용가방은 반드시 가방 거치대에 올려두고, 가방 안에서 필요한 물건을 꺼낸 뒤에는 꼭 잠가야 한다. 여행용가방을 늘 커다란 비닐커버로 씌워놓거나 밖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물건은 비닐봉지에 넣어 두는 것도 빈대 퇴치에 도움이 된다.

빈대는 여행용가방 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지퍼나 꼬리표 뒤에 숨을 수도 있다. 따라서 객실에서 나오기 전에는 휴대폰 손전등을 켜서 지퍼, 꼬리표 등 가방 바깥쪽 곳곳을 샅샅이 살펴보는 게 좋다.

빈대가 붙는 것을 피하려면 여행용가방을 객실 침대에 놓지 않아야 한다. 픽사베이 빈대가 붙는 것을 피하려면 여행용가방을 객실 침대에 놓지 않아야 한다. 픽사베이

■귀가하면 서둘러 짐 정리를

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면 여행용가방을 거실 한가운데에 놓고 서둘러 풀어야 한다. 이때에는 빈대를 보는 즉시 잡을 수 있게 파리채 같은 것을 준비해두고 옷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빈대는 날 수 없고 뛰지도 못하고 단지 기어 다닌다는 점이다.

빈대는 밝은 곳으로는 나오지 않고 여행용가방 안의 옷 같은 곳에 숨어 어두워지기를 기다린다. 따라서 가방을 풀지 않고 오랫동안 놔두는 것은 빈대가 집에 안전하게 숨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행용가방을 푼 뒤에는 옷 등을 서둘러 세탁해야 한다. 그래야 빈대를 제거할 수 있다. 옷은 뜨거운 물로 30분 이상 세탁하거나, 집에 세탁물 건조기가 있다면 옷뿐 아니라 모든 물건을 넣어 45분 정도 말리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빈대를 박멸할 수 있다. 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빈대를 싼 옷 등을 뜨거운 물에 20초간 처리했더니 빈대가 방제됐다. 60초간 드라이기를 쐬어도 빈대가 죽는다. 단 바람에 빈대가 날아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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