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전망 교차… 증시 붉으락푸르락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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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향상 우수 법인 가점 골자
26일 세부 내용 발표 증권가 들썩
정책 수혜주 중심 상승 기대감 커
재료 소멸 차익 매물 출현 경계도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시장의 향후 증시 전망이 엇갈린다. 지난 23일 코스피 종가는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 ‘숨고르기’ 장세 속에 전 거래일보다 3.43포인트(0.13%) 오른 2667.70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시장의 향후 증시 전망이 엇갈린다. 지난 23일 코스피 종가는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전 ‘숨고르기’ 장세 속에 전 거래일보다 3.43포인트(0.13%) 오른 2667.70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가 들썩이고 있다. 정부 발표 후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과 정부 정책 수혜주 중심으로 ‘밸류업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26일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사안을 발표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기업지배 구조 보고서 등에 기업 가치 향상 계획을 기재하고 공시 우수 법인으로 선정되면 가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가점을 통해 세무조사 유예 등 다양한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주주 가치가 높은 기업들로 꾸려진 신규 지수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발표가 다가오면서 시장도 동요하고 있다. 정부의 세부 내용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 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전망에 추가 투자를 위한 ‘실탄 장전’ 분위기가 감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2일 기준 약 53조 6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50조 2900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3조 원이 몰렸다. 밸류업 프로그램 공개를 앞두고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도 급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23일 기준 9조 8500억 원으로, 지난해 10월 11일(9조 8800억 원) 이후 넉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 대상으로 꼽혔던 저평가주인 KRX자동차 지수는 23.03% 포인트(P)가 올랐고 KRX 은행 지수, 보험 지수, 증권 지수는 모두 20%P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기대감과는 반대로 정부 발표 이후 속칭 ‘재료 소멸’에 따른 차익 매물 출현 등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228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이 네이버,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개인들은 곱버스 외에 ‘KODEX 인버스’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 등 지수 하락에 따라 수익을 얻는 ETF 상품에 각각 412억 원, 357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의 상반된 움직임과 함께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린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 속에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불리는 증시 부양에 밸류업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최근 한 달간 PBR이라는 하나의 지표에 집중돼 저PBR 종목에 수급이 몰렸다면 발표 이후에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다양한 지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주요 지표로 꼽힌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책을 기점으로 중장기적으로 더 많은 기업이 가치 제고를 위한 액션을 취할 것이기에 증시 건전성 확보 측면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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