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로 인해 하우스 수박 생산량 40% 이상 감소 예상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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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영향으로 과수 개화도 빨라져 냉해 우려
도의회,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피해 농작물 보상 요구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이 지난 11일 함안과 창원지역 수박재배 농가를 방문해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피해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경남도의회 제공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이 지난 11일 함안과 창원지역 수박재배 농가를 방문해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피해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경남도의회 제공

올해들어 잇따른 강우로 인한 일조량 부족 등으로 수확기를 맞은 하우스 수박 수확량이 40% 이상 감소하는 등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또 잦은 비와 함께 따뜻한 겨울 영향으로 과수나무 개화가 빨라져 과수농사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등 이상기온으로 인한 농사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피해를 입은 함안 대산면과 창원 대산면 일대 수박 농가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점검한 결과, 전년 대비 수확량이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진단했다. 함안과 창원은 전국 겨울 수박 70% 이상을 생산하는데 지난해 겨울부터 잦은 비와 흐린 날씨 탓에 생육부진, 수정불량 등으로 수확량 감소 등의 피해가 예상되자 경남도의회가 현장점검에 나선 상태다. 조사결과 지난 10년간 1~2월 경남도내 평균 일조시간은 416시간이지만 같은 기간 올해 일조시간은 319시간으로, 10년 평균 대비 97시간이 부족한 상태다. 이로인해 전년 대비 40% 이상 수박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만 20억 원에 달한다.

경남도농업기술원도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따뜻한 겨울 영향으로 과수 개화기가 빨라져 농사피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철 평균 기온은 4.3℃로, 평년 대비 2.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겨울철 강수량도 263mm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올해는 매우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린 겨울로 기록됐다. 여기에 도농업기술원은 3~5월 역시 평년보다 따뜻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매화의 개화는 예년보다 11일에서 최대 6주까지, 배·복숭아·사과·포도 등의 개화기 역시 수일에서 수주일까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 겨울은 며칠을 제외하면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였고 비도 자주 왔다. 전반적인 개화 상황이 빠를 수 밖에 없는데, 실제 매화도 지역에 따라 이미 활짝 핀 곳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꽃샘추위다. 평년보다 빠른 기온 상승에 반응해서 개화가 일찍 시작된 경우, 그 뒤에 찾아오는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으로 저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저온 피해는 주로 노지 재배 과수에 집중되고, 그 피해는 해마다 더 심각해지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에도 4월 초에 찾아온 -1~2℃의 급작스러운 기온 하강과 서리로 인해 사과·배·복숭아·매실·키위 등 대부분의 노지 작물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꽃봉오리·신초가 손상되거나 수정 불량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경남에서만 사과 31%, 배 20% 등 생산량이 감소했다. 특히 진주시의 경우 3~4월 사이 꽃샘추위로 인한 낙화 현상 탓에 배 전체 생산량의 70~80%가 급감하기도 했다. 진주의 한 배 재배 농민은 “지난해만 생각하면 지금도 한숨이 나온다. 수출 물량 계약이 있는데 물량을 맞추지 못해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올해도 그런 피해가 반복된다면 정말 농사를 접어야 할 정도다. 하루하루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건수 한국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몇 군데 배 농가가 온풍기 등을 사용한다. 효과가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 농가 대다수가 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저온현상이 발생할 경우 피해는 반복될 수 앆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최근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범위를 확대해 일조량 부족에 따른 피해 농작물도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 대책 마련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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