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공격 초읽기? 이스라엘군 "중부로 피란민 대피"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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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상전 방침 고수
"140만 피란민 가자 중부 대피"
레바논 헤즈볼라 목표물도 타격
헤즈볼라 "이스라엘 이미 패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구호 물품을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육로 통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구호 물품을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육로 통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머무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 중부로 이동시킨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라파 지상작전이 임박했음을 잇따라 시사했다.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3일(현지시간) 라파 공격에 나서기 전에 이 일대에 몰려 있는 피란민 140만 명을 가자지구 중부의 피난처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140만 명, 혹은 적어도 그 정도 규모의 인원을 우리가 국제사회와 같이 조성할 인도주의 보호구역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가자지구 중부에 마련될 이 보호구역에서 민간인에게 임시 주택과 식량, 물, 그 밖의 필수품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그러나 라파 피란민들의 대피가 언제 시작되고 가자 중부의 피난처가 어디인지, 라파 지상공격은 언제 개시하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이날 가자지구를 방문해 “전쟁이 지연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곧 우리가 모두(모든 하마스 세력)를 추적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들은 피란민 대피 등 이유로 늦춰져 온 라파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합의 없이 지난 11일부터 이슬람 성월 라마단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라파 지상전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고 보복전에 나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을 장악했으나 하마스 지도부가 은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라파를 장악해야만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 등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라파에서 지상전이 벌어지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게 된다며 이를 만류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이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 진격 의지를 재확인해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이 라파를 침공하더라도 전쟁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해 패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마단을 맞아 한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라파에 가더라도 전쟁에서는 진 것”이라며 “모든 학살에도 가자 주민들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저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하는 등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저녁 러시아 남부의 메이스 알자발과 아이타앗샤바브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던 건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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